법에서 규정한 금액보다 더 많은 학원비를 받는 사교육계 현실을 취재해서 교육청 불법사교육 신고센터 설치, 초과 학원비 환수조치까지 이끌어 낸 지역신문 보도가 있어 해당 지역에서 화제다. 

풀뿌리 언론의 모임인 바른지역언론연대(회장 이영아, 바지연)는 지역의 고질적인 불법 사교육 시장 문제를 알리고 해결과정에 주목한 전병권 남해시대 기자에게 올해 ‘풀뿌리 언론상 취재부문 우수기자상’을 지난 23일 수여했다. 

바지연은 “전병권 기자는 ‘학원비 과다 징수 사안’이 1~2년의 문제가 아니라 20년 넘게 진행된 고질적 악습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학원법 등을 공부하고 학부모·학생·남해교육지원청을 수차례 취재하며 남해군 학원가를 파악했다”며 “교습비(학원비) 산정 기준과 항목의 종류, 학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보도했다”고 수상이유와 전 기자의 취재내용 등을 밝혔다. 

전 기자는 “학원비 과다 징수, 우리 아이는 괜찮나요?”(지난 4월1일)를 시작으로 불법 학원비 실태를 고발했다. 보도를 보면 규정상 학원비는 수강료와 이용료, 교습비, 모의고사비, 재료비 등의 명목으로만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열람실을 이용하는 비용은 청구할 수 없다.

교습시간 1분당 초등학생은 150원, 중학생은 180원, 고등학생은 200원으로 최대 가격도 제한이 있다. 이러한 규정을 위반해 불법으로 학원비를 과하게 받은 곳이 있었고, 전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경남 남해군에 소문이 났다.

▲ 전병권 남해시대 기자 5월13일자 기자수첩
▲ 전병권 남해시대 기자 5월13일자 기자수첩

 

전 기자는 지난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사 자체보다는 취재과정에서 학원원장들, 학부모들, 교육청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기사가 4월에 나온 이후 교육청이 바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취재과정에서 남해군민 임성윤씨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임씨가 남해교육지원청에 민원을 넣은 소식 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고, 전 기자는 임씨를 통해 더 많은 불법학원 행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임씨의 해결과정도 인터뷰로 담았다. 

이에 보도 이후 남해군에서는 처음으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남해군 학원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남해교육지원청 단위에서 불법사교육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남해군 학부모단체인 ‘학교운영위원회 남해지역협의회’, ‘남해학부모네트워크협의회’ 등에서 불법학원비 문제에 같이 목소리를 내며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불법으로 받은 학원비 약 9700만원이 반환됐다. 전 기자는 “학원법이 개정된 2019년 이후 3년치 불법학원비 추정금액은 훨씬 많은데 졸업한 학생들도 많고, 일부 학원에서 환수를 거부하고 있다”며 “전체 추정금액의 절반도 환수 못한 것 같다”라며 아쉬움도 전했다. 

이번 사례는 지역신문이 주민들과 밀착해 함께 문제해결해 나간 사례로 볼 만하다. 전 기자는 “아무리 (대도시보다) 남해군에서 지역신문 영향력이 강하다고 해도 (남해시대와) 함께 움직여주는 선후배들, 학부모들, 독자들이 있었기에 변화가 가능했다”며 “취재과정에서도 주변에서 도와줬기 때문에 (실태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기자도 열심히 (사안에 대해) 홍보하고 발로 뛰어야 했다”고 말했다.

▲ 남해군과 학부모단체들이 만들어 배보한 불법학원비 근절 홍보물. 사진=남해군
▲ 남해군과 학부모단체들이 만들어 배보한 불법학원비 근절 홍보물. 사진=남해군

 

바지연에서도 전 기자가 학원비 관련 규정을 자세하게 취재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제시한 것뿐 아니라 남해군만, 학부모단체, 교육지원청 등과 공조를 이뤄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남해시대는 남해지역 주요 현안에도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전 기자는 남해지역 관심사를 두가지 거론했다. 그는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올해 국토교통부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정식사업으로 반영됐는데 해저터널을 어떻게 준비하는지”와 함께 “내년 2022년이 남해군 방문의 해로 선포됐는데 ‘남해’하면 통영, 여수 등을 떠올리지만 남해군을 떠올리지 못하고, 남해군에서는 ‘독일마을’, ‘다랭이마을’ 정도만 알려져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남해군의 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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