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가 애니메이션을, OTT가 게임을 제작하는 등 콘텐츠 업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아케인’(Arcane)은 46일 연속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 1위를 기록해왔던 ‘오징어 게임’의 자리를 빼앗았다.
18일 기준 넷플릭스 ‘탑 TV 쇼’ 랭킹 1위는 오징어 게임이 차지하고 있지만 주 단위 탑 TV 쇼 랭킹을 보면 아케인이 오징어 게임을 제쳤다.
아케인은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7일 에피소드 1~3편을 공개하고, 13일 4~6편을 공개했다. 오는 20일 7~9편을 공개한다. 1~3편 공개 후 오징어 게임을 꺾고 넷플릭스 순위 1위를 차지했다가 2일 만에 다시 2위가 됐고, 이후 2~4위를 지키다가 4~6편이 공개된 후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아케인은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게임 회사 ‘라이엇게임즈’가 제작했다. 가상의 도시 필트오버와 자운을 배경으로 한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게임을 해보지 않은 이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호평이 나온다.
라이엇게임즈는 2018년에도 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가상아이돌 ‘케이디에이’(K/DA)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조회수 약 4억7000회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라이엇게임즈는 게임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해왔다. 이번 애니메이션 아케인도 완성까지 6년이 걸렸다.
흥미롭게도 넷플릭스의 경우 오리지널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제작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첫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에서 구동 가능한 5가지 게임인데, 이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기묘한 이야기’의 스토리를 활용한 게임이 두 가지다. 넷플릭스 구독자는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9월 게임회사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를 인수하며 게임 제작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콘텐츠 산업을 게임 산업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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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의 그레그 피터스(Greg Peters) 수석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on Officer)는 “새로운 장르를 더하는 일처럼, 게임을 새로운 기회로 삼는 일은 우리 고객들에게 새 엔터테인먼트의 가치를 전달하고 제공하는 일”이라며 “게임은 우리가 배우고 성장시키고 투자를 집중해야 하는 분야”라고 했다.
당시 피터스는 “언젠가는 게임이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를 탄생시킬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간 상호 작용이 넷플릭스 안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는데, 넷플릭스에서 11월 개봉한 아케인이 대표 사례가 됐다. 앞으로도 게임 회사와 콘텐츠 회사,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 사이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