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와 SNS 활용도에 따라 미디어에서 제공되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 이해도가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지털 환경에서 특정 계층이 배제되지 않도록 취약계층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연구 등이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15일 정기간행물을 통해 ‘중장년층의 미디어 비판적 이해능력과 자아존중감’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한국미디어패널조사로 수집한 1만302명의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능력을 분석한 결과다.

미디어 비판적 이해능력은 △콘텐츠 구분능력(장르 구분) △인터넷 정보 사실성 판단 능력 △메시지 비판능력 △미디어 이미지 비판능력(내용의 문제의식) △산업과 규제 이해능력 등 5개 영역에 걸친 질문을 던져 이에 대한 응답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평가했다.

▲연령별 미디어 비판적 이해 능력 평균. 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11월 KISDI STAT Report  '중장년층의 미디어 비판적 이해능력과 자아존중감'
▲연령별 미디어 비판적 이해 능력 평균. 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11월 KISDI STAT Report  '중장년층의 미디어 비판적 이해능력과 자아존중감'

전반적인 미디어 비판능력 점수는 20~30대에서 높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50대를 넘어서면 “콘텐츠 장르를 올바르게 구분(콘텐츠 구분능력)하고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의 사실성 및 객관성 혹은 상업성을 판단하는 능력(인터넷 정보 사실성 판단능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보인다”는 특징이 나타났다.

전체 평균 67.9점인 ‘콘텐츠 구분능력’의 경우 10대~40대 평균이 75.8점에 이르지만 60대는 61.8점, 70세 이상은 47.9점으로 집계됐다. 평균 58.9점의 ‘인터넷 정보 사실성 판단능력’은 10~40대 평균이 62.2점이고 60대 54점, 70세 이상이 38.3점이다.

연령대와 더불어 소셜미디어(SNS) 활동 빈도와의 연관성도 두드러진다. 콘텐츠 구분능력 점수를 SNS 피드 확인율 기준으로 분류하자 ‘상’(상위 30%) 79.7점, ‘중’(중위 40%) 74.4점, ‘하’(하위 30%) 70.8점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정보 사실성에 대한 판단 능력도 ‘상’ 67.7점, ‘중’ 65.4점, ‘하’ 63.1점으로 SNS 활동 빈도와 점수가 비례했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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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디어 이미지 비판능력’은 SNS 활용이 잦을수록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미디어 이미지 비판능력은 미디어가 보여주는 성·연령·국적·장애유무별 이미지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측정됐다.

그 결과 SNS 활동이 적은 ‘하’ 그룹이 64.3점으로 가장 높고 ‘중’ 62.5점, ‘상’ 62.3점 등 역순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미디어가 재현하는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혹은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한편 중장년층의 경우 스스로 미디어 비판적 이해능력이 낮다고 판단할 수록, 자아존중감 또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을 미디어 비판적 이해능력별 상·중·하 집단으로 분류해 자아존중감 점수(4점 만점)를 파악하자 ‘상’ 그룹은 모든 영역에서 3점을 넘었지만, ‘하’ 그룹은 2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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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미디어를 통해 접한 정보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 역시 디지털 정보화와 더불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적응하는데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므로 취약계층의 미디어 비판적 이해능력에 대한 연구 역시 활발히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기평가 척도’에 기반한 설문에서 특정 연령대 응답자들이 자신의 이해능력을 과소 또는 과대평가했을 가능성, 10대 성장기 청소년을 보다 세분화해 분석하지 못한 점 등 한계를 보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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