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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자사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언론이 권위주의에 젖어 있던 면이 있다"며 "현재 언론이 비판을 받는 이유도 우리의 고객인 취재원이나 독자들의 기분을 나쁘게 한 게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지령 500호를 기념으로 지난 5일 발행된 '중앙노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문산업 위기에 대해 이 같이 밝히고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독자친화적으로 신문을 제작해왔느냐"라며 "우리 신문을 포함해 국내 언론이 과연 공정했는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반성했다.

홍 회장은 "시민운동의 활성화, 참여민주주의 확대 등 시대의 변화에 우리가 민감하지 못했던 점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종이 신문의 미래를 비관하지 않는다. 다만 시대의 변화와 독자의 욕구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 비판받는 건 취재원 독자 기분 나쁘게 했기 때문"

홍 회장은 최근 광고난으로 인해 유포되고 있는 '중앙일보 감원설'에 대해 "귀담을 필요가 없는 헛소문"이라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것은 사실이나 체감하는 것이 지난해 같지는 않다. 자회사들도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 비용 부문만 조금 신경을 쓴다면 절대 적자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집국의 인력구조와 시스템에 대해 홍 회장은 "현재의 취재 시스템은 과거 관 주도, 권위주의, 남성 위주, 피라미드형 사회에 대응한 체제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참여형, 네트워크형 시민사회로 성숙해졌다. 아마도 이슈 중심으로 취재가 이뤄지는 시스템이 유효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비전 있는 신문을 만들기 위한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 회장은 " '잡 셰어링을 도입하면서 퀄리티를 유지하는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가' '경쟁지보다 많은 기자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이 안정되게 돌아가려면 결국 부가가치가 높은 기사가 나오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선배 기자라면 기사를 많이 쓰지 않더라도 후배 기자보다 훌륭한 기사를 써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기자 특파원 후보로 양성중…은퇴 전 여자 편집국장 나오길"

많이 늘어난 여기자들과 관련해 홍 회장은 "현실적으로 여기자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현재 여기자 몇몇을 특파원 후보로 양성하고 있으며 여기자들이 비중 있는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내가 은퇴하기 전에 여자 편집국장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또 "이미 전사적인 차원에서 미래의 발전 전략과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 중앙일보는 신문에서 '리딩 페이퍼'로 회사로선 '리딩 미디어 컴퍼니'를 추구하고 있으며 상당 부문 이미 그런 위치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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