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ABC협회 부수 정책 활용을 중단하고 종이신문 열독률 조사에 나섰다. 열독률 조사의 경우 실제 발행 부수보다 인지도가 중요한 가운데 지하철역에 이어 주유소에서도 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가지 살포를 막기 위해 문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차원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26일 서울 은평구 소재 한 주유소에서 한국경제 종이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 26일 서울 은평구 소재 한 주유소에서 한국경제 종이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미디어오늘 취재진은 26일 경기도 수원 소재 주유소 두 곳과 서울 은평구 소재 주유소 한 곳에서 한국경제와 문화일보 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우선 한국경제는 은평구 소재 GS칼텍스 주유소와 수원 소재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에서 무료 배포되고 있다.

은평구 소재 GS칼텍스 주유소에서는 한국경제 신문을 비치해두고 ‘홍보용 신문 1부씩 가져가세요’라고 적어놨다. GS칼텍스 주유소 관계자에게 “왜 무료로 신문이 배포되는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우리가 직영점이다보니 회사 차원에서 한국경제와 계약을 맺고 신문을 배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 소재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역시 ‘신문 무료입니다’라고 적어두고 신문을 무료 배포하고 있었다.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관계자에게 “신문이 비치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한국경제가 홍보 차원서 신문을 넣어주고 있다”고 답했다.

▲ 26일 경기도 수원 소재 한 주유소에서 문화일보 종이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 26일 경기도 수원 소재 한 주유소에서 문화일보 종이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수원에 있는 SK엔크린 주유소는 ‘오늘 자 석간신문입니다. 한 부씩 가져가세요’라고 홍보하며 문화일보를 무료 배포하고 있다. 문화일보가 석간인 만큼 오후 3시가 넘자 신문이 주유소에 등장했다. SK엔크린 주유소 관계자에게 신문을 무료로 배포하는 이유를 묻자 “주유소가 구독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독률 조사를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문이용자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무료 신문 배포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실과 미디어오늘 취재진은 중앙일보·매일경제·한국경제 등이 지하철역 인근에서 무료 배포되고 있는 현장을 확인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체부와 공정위 차원에서 제재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문 무료 배포 문제는 김 의원이 이달 진행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내용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문체부는 황희 장관 말대로 무가지를 열독률에 반영하지 않아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이 이상으로 페널티를 줄 방안까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26일 경기도 수원 소재 한 주유소에서 한국경제 종이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 26일 경기도 수원 소재 한 주유소에서 한국경제 종이신문이 무료 배포되고 있다. 사진=조준혁 기자

이어 “의원실은 열독률을 높이기 위한 무가지 살포가 신문 고시 위반 행위가 아닌지 공정위에 물어놓은 상태”라며 “공정위도 신문시장 교란 행위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는 오래 전부터 해왔던 통상적 마케팅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문화일보는 해당 주유소가 구매해 나눠주는 자체 사은품 제공일 뿐, 문화일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한국경제는 (주유소 비치뿐 아니라) 서울 시내버스와 잠실야구장 옥외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특히 GS칼텍스와 마케팅은 지난 2019년부터 이어 오고 있다”며 “한국 최고의 경제신문을 독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여러 곳에 신문을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일보 관계자는 “확인 결과, 해당 주유소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문화일보를 구매해 생수나 화장지 등처럼 고객들에게 제공해 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문화일보와 무관한 주유소 자체 사은품 제공일 뿐”이라며 “문화일보는 부수를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고, 열독률 조사를 의식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신문은 없다”고 말했다.

※ 문화일보 반론 반영 기사 수정 :  2021년 11월3일 오전 11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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