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 보도가 보편화하는 가운데 무엇이 언론인의 데이터 접근을 막는지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이 발표는 언론 종사자 15명을 인터뷰해 현장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들었다.

22일 사단법인 ‘언론과 사회’가 주최한 ‘언론인, 위기의 직종’ 기획 세미나에서 이소은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의 데이터화와 저널리즘 실천: 충돌 혹은 괴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 22일 사단법인 ‘언론과 사회’가 주최한 ‘언론인, 위기의 직종’ 기획 세미나에서 이소은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의 데이터화와 저널리즘 실천: 충돌 혹은 괴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 22일 사단법인 ‘언론과 사회’가 주최한 ‘언론인, 위기의 직종’ 기획 세미나에서 이소은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의 데이터화와 저널리즘 실천: 충돌 혹은 괴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기사 작성, 다양한 양식의 기사 생산, 뉴스 플랫폼 실험, 이용자 데이터 분석 등 경험이 있는 기자 14명과 기획자 1명을 인터뷰했다.

이 교수는 이들에게 △기사 작성 방식 △CMS 활용과 이에 대한 인식 △온라인 뉴스 가치에 대한 견해 △데이터 저널리즘 수행 방식 △애로사항 등을 물었다.

데이터 분석과 인력을 보조로 취급

인터뷰 참여자들은 데이터에 대한 기자들의 무지와 현장우선주의 등으로 데이터 분석이 보조적 취재 과정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 교수가 인터뷰한 기자 중 한명은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내 눈으로 보고 직접 물어보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비롯한 인식이 데이터 취재를 부수적으로 느끼게 만든다고 했다.

데이터 분석을 ‘보조적 취재’로 치부하는 현상은 데이터 분석에 강점이 있는 구성원을 ‘보조’로 인식하게 한다.

이어 인터뷰 참여자들은 언론사가 데이터 확보에 들이는 투자나 확보한 데이터를 자산으로 체계화하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언론사 내부적으로 데이터 확보를 장려하거나 성과를 평가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은 개인 의지로 시작하거나 유지하는 실천으로 머문다”고 지적했다.

▲ 22일 사단법인 ‘언론과 사회’가 주최한 ‘언론인, 위기의 직종’ 기획 세미나에서 이소은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의 데이터화와 저널리즘 실천: 충돌 혹은 괴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 22일 사단법인 ‘언론과 사회’가 주최한 ‘언론인, 위기의 직종’ 기획 세미나에서 이소은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의 데이터화와 저널리즘 실천: 충돌 혹은 괴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포털에 어차피 안붙잖아" 데이터 활용 막는 인식

이 교수는 포털사이트와 같은 ‘플랫폼’이 뉴스 유통과 수익 구조뿐 아니라 기자들의 저널리즘 실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자들은 자사 통합CMS에선 제공하지만 포털에는 ‘붙지 않는’ 기능들은 굳이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어차피 무용한’ 것으로 인식하기도 했다”며 “거꾸로, 포털에서 제공하는 기능이 자사 홈페이지나 CMS와 연동되지 않는 것은 불만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기사작성 시 활용하는 각종 문서 도구의 실용성이 포털과의 연동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자신이 쓴 기사의 레이아웃이나 성과를 자사 홈페이지에서는 확인하지 않지만 네이버와 다음 포털에서는 꼭 확인한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전했다.

▲ 네이버와 다음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환경이 뉴스의 데이터화를 막기도 한다. 
▲ 네이버와 다음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환경이 뉴스의 데이터화를 막기도 한다. 

이 교수는 “인터랙티브 기사를 포털에 실을 수 없는 경우나 인용문에 적용되는 서식이 자사 홈페이지에선 구현되지만 포털에서는 일반적 텍스트로 읽히는 경우가 대표적”이라며 “이로 인해 기자들은 데이터화와 관련한 실천을 지속하지 못하거나 단순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자신이 인터뷰한 한 기획자의 “데이터 마인드”라는 표현을 주목했다. 데이터 마인드란 데이터를 뉴스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독자 데이터를 통해 뉴스를 기획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전 직원이 데이터 마인드를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특정 부서만 데이터화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일선 기자들은 개발팀이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데이터화를 수행하는 것은 문제”라며 “데이터 마인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조직 비전을 수립하고, 뉴스 데이터화의 우선순위를 선정하며, 실천 주체와 방식을 구체화한 후 장기적 실천을 통해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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