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구성원들이 동료들의 연이은 퇴사 소식에 우려를 표하며 사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이데일리 노동조합은 21일 성명을 통해 “올해만 14명의 동료가 편집국을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라며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은 처우와 보이지 않는 회사 비전이 구성원 등을 떠밀고 있다. 남은 구성원들은 동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가장 최근 퇴사 의사를 밝힌 기자는 3명. 이들은 “좋은 기사를 쓰던 4~6년차 기자들”이다. 노조는 “이들이 다른 직업으로의 전직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로의 이직을 선택한 것은 상징적”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 이데일리 CI.
▲ 이데일리 CI.

노조는 “가장 표면적 퇴사 이유는 열악한 처우”라며 “취재기자가 타사 온라인팀 기자로 옮겨간다. 이데일리 현 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현 편집국에 “당장의 지면 마감, 온라인 클릭수, 네이버 구독자 수, 무엇보다 수익에 매몰돼 있다”며 “노조는 ‘갈 곳 없는 사람만 남는다’는 패배주의가 확산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 실적은 매년 좋아지고 있다. 그런데 구성원 처우는 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지 궁금하다”며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돈이라도 찾아서 나가야 하나 생각하는 걸 막을 도리가 없다. 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형욱 이데일리 노조위원장은 22일 통화에서 “어제 4~6년차 저연차 기자들이 한꺼번에 퇴사 의사를 밝혀 내부가 동요했다”며 성명을 발표한 까닭을 전했다. 노조는 사측에 2022년도 임금협상에 적극 임할 것과 기사 수와 클릭 수가 아닌 콘텐츠 질을 제고할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성재 이데일리 편집국장은 “4~6년차 좋은 기자들이 퇴사하는 것은 회사의 책임”이라고 했다. 다만 이 국장은 “지난 3년간 임금인상률을 높여 왔고, 임금과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노조도 분명 잘 알고 있을 텐데 (성명으로 인해) 회사가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이 국장은 기사 수와 조회수에 관해 “편집국 구성원들에게 조회수를 얼마까지, 네이버 구독자수를 얼마까지 늘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며 “회사가 기사 수와 조회수를 압박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네이버 구독자 1500명 이상이 이데일리 차장 진급 조건’이라는 보도에 대해 “편집국을 제외한 국·부서에는 차장 조건이 있는데 편집국에는 그 기준이 없었다. 최소 기준으로 내부 조율을 거친 것이지 일방적으로 하달한 것이 아니다. 이데일리 기자 네이버 구독자 수 평균이 1500명이다. 중간으로 기준을 설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는 “편집국 인력 유출은 안타까운 일”라면서도 “다만 이데일리의 경우 한 해 채용하는 경력 기자 수가 많다. 또 지난번에도 90%에 가까운 찬성률로 임금인상을 결정했다. (임금 등은) 노사가 신뢰를 갖고 논의로 풀 문제”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새로 이데일리 조직에 합류했거나 합류할 기자는 19명이다. 노조는 “새 부서와 조직이 생긴 것을 고려하면 ‘사람이 더 늘었다’는 말은 유효하지 않다. 한 사람이 처리해야 할 업무는 결코 줄어든 적이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