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중 하나인 ‘내 생각은…’ 지면에 대해 중앙일보 내부에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는 ‘내 생각은…’이라는 제목을 달아 본판(A면) 29면을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아 제작해오고 있다.

이 지면이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2일자 <의문사위 때리기 이제 그만두라>라는 한홍구 교수의 글이 실리면서부터다. 한 교수는 △일부 언론이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의문사 판정을 문제삼던 언론이 강제전향 자체의 본질은 묻지 않았고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에 대해서는 기를 쓰고 ‘과거를 묻지 말라’고 하면서 의문사위 조사관에 대해선 전력을 파헤치고 있으며 △사노맹보다 더한 남민전 서노련 출신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던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한 교수가 글을 기고한 중앙일보는 지난 15일 의문사위 조사관이 사노맹 출신이었다는 점 등 의문사위 자체에 대해 가장 비판적으로 보도했었다.

한 교수는 지난 22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중앙일보에 글을 기고한 이유에 대해 “최근에 중앙일보와 잘 아는 사람과 통화하다 중앙일보의 논조에 대해 항의를 하니 중앙 쪽에서 자사를 비판하는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다소 중앙일보가 지나친 비판에 대해 면피를 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중앙일보 독자한테도 중앙의 보도가 잘못이라는 점을 알릴 필요가 있어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자엔 <‘쿠데타’ 주장은 용서해도 되는가>라는 제목의 홍윤기 동국대 교수(철학)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도 그동안 송두율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와 1심 판결을 전후로 한 중앙일보의 비판적 논점과는 상이하다. 홍 교수는 △증거만으로 판결한 1심 판결의 문제점 △재판부 국가보안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은 억지 해석 △군부 쿠데타를 선동한 이화여대 김용서 교수와의 형평성 등에 대한 지적을 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실 관계자는 “중앙일보가 기사와 사설 등에서 갖고 있는 방향과 논조와는 상반되는 글이 실리지만 이것이 중앙의 입장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 정도의 글을 싣는데도 편집국과 일부 논설위원들이 ‘기사의 방향과 맞지 않다’며 반발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 기자는 “일부 기자 중에는 송두율이나 의문사위 건에 대해서는 다소 지면이 감정적으로 흘러간 면이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며 “‘내 생각은…’이라는 지면은 기사에서 제대로 담지 못한 반론 성격의 목소리가 반영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 안 그래서 문제지 여러 가지 의견이나 논조를 보여주는 것은 독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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