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노동조합이 폐쇄적인 사내 의사소통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지난 9일자로 발행된 ‘조선노보’ 700호 <10년간 우리는 침묵을 깨지 못했다>는 글에서 지난 94년 11 18일자 노보에도 ‘사내 토론문화의 부재’를 지적하는 글이 실렸다고 지적했다. 당시 노보에 실린 <침묵을 깨고 말문을 열자>라는 제목의 글에는 “언제부터인가 우리들 사이에서 토론문화가 사라지고 있다…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토론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 지면에 반영할 때 기자들이 신문 제작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더 좋은 신문이 나오는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말을 잃고 토론이 없다는 것이 우리 신문이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대목도 있다.

노조는 “그 이후에도 침묵의 벽을 깨지 못했다”며 “지난해 11월7일자 노보의 제목도 <말 못하고, 막히고…미치겠다>로 사내 의사소통의 부재를 경계하는 내용이었다. 10년 전 선배들이 고민했던 문제를 후배들이 그대로 안고 있었던 셈”이라고 밝혔다.

최근 태스크포스팀 발족 등 내부변화 움직임에 대해 노조는 “아무리 외형적인 틀을 바꾼다고 해도 내부 구성원들의 의식과 자세 그리고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변화의 동력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며 “10년 뒤에도 (의사소통의 부재)라는 제목의 노보가 나와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상훈 사장은 노보 700호 발행을 축하하는 특별기고문에서 “일부 안티세력의 정치색 짙은 공세 따위는 곧 사그러질 미풍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조선일보 자체의 문제, 우리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출신 김창수 대덕구청장도 특별기고문을 보내 “조선일보가 개방성과 유연성을 더 키웠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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