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방상훈 사장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조선일보에 대한) 안티세력의 정치색 짙은 공세는 곧 사그러질 미풍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재 자사의 가장 큰 고민은 창간 100주년을 맞는 2020년 이후에도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 사장은 9일 조선일보 노보 700호 기념 기고문에서 "언론 환경에 폭풍과도 같은 변화가 닥쳐오고 있다" 며 외부의 공세보다는 조선일보의 미래에 대한 문제가 현재 자사의 최대 화두라고 말했다.

방 사장은 "우리를 둘러싼 제반 환경은 노 따로, 사 따로 놀아도 되도록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며 "(노와 사가 힘을 모아) 우리 정말 한번 '제대로 바꿔봅시다"라고  제안했다. 

"정말 걱정해야 할 일은 조선의 미래에 관한 문제"

방 사장은  "일부 안티세력의 정치색 짙은 공세 따위는 곧 사그러질 미풍에 지나지 않고 저는 그렇게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조선일보 자체의 문제, 우리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방 사장은 "신문 산업의 위축과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 신문·방송·통신의 통합으로 대표되는 흐름은 어디로 흘러갈지 방향성 자체가 불투명한데다 변화의 속도 또한 시시각각 숨가쁘기만 하다"며 "우리가 지닌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고치며, 지킬 것은 더욱 견실히 가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양성 등 새로운 경쟁력 갖춰야"

이를 위해 방 사장은 "경영시스템은 물론 취재관행에서 지면제작 스타일, 인재양성 체계에 이르기까지 조선일보 만의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조선일보의 핵심 경쟁력은 역시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며 "노조는 의사소통 창구로서 회사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기 바란다. 경영인으로서 저는 회사를 재정적으로 독립시켜 권력과 광고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독립 저널리즘을 실현하고, 사원들 처우는 반드시 정해진 대로 실천하겠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방사장의  기고문 전문.

언론자유의 파수꾼 되길

조선일보 노보가 지령 700호를 발간한 것을 애독자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조선일보의 84년 역사에 비할 수는 없지만, 노보도 이젠 만만치 않은 연륜이 쌓였습니다. 그동안 조선노보를 보아 오면서 때로는 이런 것까지 기사로 쓰나 하는 섭섭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년간의 노보 지면을 떠올려볼 때 노조와 노보가 조선일보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언론사 노조와 일반 기업의 노조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사가 언론자유와 기업이윤을 두가지 축으로 추구하듯, 노조도 조합원의 복지 문제와 함께 언론의 자유를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가치로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조선노보는 그동안 조선일보 내부의 워치독(감시자) 역할을 잘 수행해왔습니다. 노보 덕분에 경영이 더욱 투명해지고, 지면이 한층 더 공정해졌으며, 기사가 정확해졌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예컨대 노보가 편집국 부서 배치와 관련해 기자 전문화에 역행하는 듯한 주장을 한 것은 경영자로서 불만(?)이 많습니다. 그러나 조선노보는 우리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비판적 감시자의 역할, 그런 순기능을 끊임없이 발휘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노보가 언론자유의 파수꾼이 되고 회사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조선노보의 순기능을 예로 들라면 끝이 없겠지만, 지난 주 1면 톱기사가 가장 비근한 예가 될 것입니다. 노보는 미래에 대비하려는 전사(全社)적인 움직임에 대해 환영한다며‘제대로 바꿔보자'라고 제안했지요. 매우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말 한번‘제대로' 바꿔 봅시다. 경영진은 경영진 나름대로 열심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100주년을 맞는 2020년 이후에도 어떻게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 자리를 유지할 것인가. 이것이 지금 저와 경영진이 고민하는 화두입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산업의 앞날을 더듬어가면서 장기적 비전과 방향성을 새로 설정하고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편하는 작업을 투명하게, 그리고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 나가려 합니다.

하지만 사(社)와 노(勞)가 제각각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제반 환경이 노 따로, 사 따로 놀아도 되도록 그렇게 한가하지 않습니다. 일부 안티세력의 정치색 짙은 공세 따위는 곧 사그러질 미풍에 지나지 않고 저는 그렇게 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조선일보 자체의 문제, 우리의 미래에 관한 문제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언론 환경엔 폭풍과도 같은 변화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신문 산업의 위축과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 신문·방송·통신의 통합으로 대표되는 흐름은 어디로 흘러갈지 방향성 자체가 불투명한데다 변화의 속도 또한 시시각각 숨가쁘기만 합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조선일보가 최고 언론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노와 사가 힘을 합쳐 돌파하는 것 외의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지닌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고치며, 지킬 것은 더욱 견실히 가다듬어 나가야 합니다. 경영시스템은 물론 취재관행에서 지면제작 스타일, 인재 양성 체계에 이르기까지 조선일보 만의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입니다. 조선일보의 핵심 경쟁력은 역시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능력입니다. 정확하고 공정하고 더욱 질좋은 컨텐츠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합니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조선일보의 총체적 변화를 노조가 앞장 서서 주도해 주길 당부드립니다.

지난 2001년 세무조사 사태 때를 떠올립니다. 당시 회사가 위기를 맞았을 때 조선노보가‘언론자유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란 성명서를 호외로 제작하고 전 사원이 일치단결해 언론자유를 지켜낼 수 있도록 기여한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조선일보 가족이 공동체적 일체감을 지닐 수 있도록 노조는 더욱 노력해 주십시오. 조선일보 특유의 인화와 끈끈한 인간관계는 계속 유지돼야 하고, 노조가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노조는 의사소통 창구로서 회사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경영진은 마음을 열어두고 노조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경영인으로서 저는 회사를 재정적으로 독립시켜 권력과 광고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독립 저널리즘을 실현하고, 사원들 처우는 반드시 정해진 대로 실천하겠다는 것을 약속합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원들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노조도 경영진을 믿고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조선노보의 지령 700호 발간을 축하드리며 조선일보 노동조합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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