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다니다보면 우연찮게 ‘기적’이 발견된다. 기적은 자연적인 것도 있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이는 불가사의한 놀라움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랴오닝(遼寧)성 선양(沈陽) 신청쯔(新城子)구 칭수이타(淸水塔)진 마오산(帽山) 지역에는 ‘과이포’(怪坡·기이한 언덕)로 불리는 이상한 언덕이 있다. 길이 80m, 폭 15m의 이 흙 길은 서고동저(西高東低)의 경사길에서 차의 시동을 꺼놓고 있을 경우 차가 오르막을 향해 저절로 올라간다. 자전거를 타보면 더욱 이상하다. 이곳은 오르막을 올라갈 때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다. 반면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는 힘이 부칠 정도로 페달을 밟아야 한다. 이곳은 내리막이 오르막이고 오르막이 내리막이 된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내리막을 ‘올라가고’ 오르막을 ‘내려가야’ 한다.

내리막선 올라가고 오르막선 내려가는 ‘과이포’(怪坡·기이한 언덕) 유명

   
▲ 랴오닝(遼寧)성 선양(沈陽) 신청쯔(新城子)구 칭수이타(淸水塔)진 마오산(帽山) 지역에는 ‘과이포’(怪坡)로 불리는 이상한 언덕이 있다. 길이 80m, 폭 15m의 이 흙길은 ‘내리막이 오르막, 오르막이 내리막’으로 육안과 정반대의 물리법칙이 작용한다.
경사로와 관련된 뉴튼의 물리학 법칙이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방향이 정반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르막길’에서 무심코 페달을 밟다 마지막 지점에서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 연출된다. 실제 어린이들 중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적응을 못해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사례가 빈발한다. 이곳은 1990년 4월 택시기사가 처음 발견했는데 10위안(약 1500원)씩 입장료를 받을 정도로 유명하다.

‘과이포’는 이곳 뿐 아니라 중국의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2003년 12월엔 창청(長城)으로 통하는 바다링(八達嶺)고속도로의 톨게이트에서 베이징쪽으로 46㎞ 지점 에서 ‘과이포’가 발견됐다. 이곳은 육안으로 남고북저(南高北低)로 보였으나 한 노동자가 비가 내릴 때 빗물이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것을 이상히 여겨 측정해 본 결과 검증됐다. 이곳 경사로의 고도차는 4.7m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 선양 둥링취(東陵區)에서도 마찬가지로 ‘과이포’가 발견됐다. 2003년 8월에는 신장(新疆) 치타이셴(奇台縣) 반제거우전(半截溝鎭)에서 10㎞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됐다. 이곳에서는 차량이 언덕 가운데서 고장나 시동을 끈 채 내리막길로 차를 움직이려 했으나 요지부동이었고 언덕배기로 살짝 밀자 차가 스르르 미끄러지게 되면서 발견됐다. 또 올 들어 2월에는 푸젠(福建)성의 샤먼(夏門)에서 과이포가 각각 발견됐다. 중국 땅에서 ‘과이포’가 많이 발견되는 것은 넓은 땅에 개발 열풍으로 길이 많이 생기고 마이카 붐으로 차량이 크게 늘면서 비롯됐다. 차량 운전자들은 경사로에서 내리막 때 가속기를 밟고 오르막 때 브레이크를 밟는 뒤바뀐 운전 감각으로 이상을 느낀 뒤 잇따라 신고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이포’의 이유를 ‘중력 이상’ ‘자장(磁場) 효과’ ‘착시 현상’ 등으로 추정하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단둥에서 타이핑완으로 난 도로엔 ‘여인이 옆으로 누운 모습’ 신기해 

   
▲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압록강을 따라 타이핑만(太平灣)으로 난 도로 앞으로 보이는 산의 능선은 여인이 고요히 누워있는 옆모습을 하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압록강을 따라 타이핑완(太平灣)으로 난 도로 앞으로 보이는 산의 능선은 여인이 옆으로 누운 모습을 하고 있다. 차를 타고 가다 뒤 차창을 통해 저 멀리 산을 바라보면 얼굴 옆모습, 가슴과 배, 무릎, 다리, 발로 연결되는 곡선이 마치 거대한 여성이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연결되는 선도 실제 여성의 몸매처럼 부드럽다. 이곳에서는 자연도 인간의 감정을 불어넣었을 때 더욱 아름다워 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산시성 다퉁시의 절벽에 지은 절인 쉬안쿵쓰(懸空寺)는 천하의 장관

   
▲ 산시(山西)성 다퉁(大同)시의 훈위안셴(渾源縣)에 있는 헝산(恒山)은 5악중 하나이며 도교성지로 절벽에 제비집처럼 사찰을 앉힌 쉬안쿵쓰(懸空寺)로 유명하다. 쉬안쿵쓰는 헝산 진룽샤(金龍峽) 협곡의 깍아지른 절벽위에 매달리듯 지어져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산시(山西)성 다퉁(大同)시의 훈위안셴(渾源縣)에 있는 헝산(恒山)은 5악중 하나이며 절벽에 제비집처럼 사찰을 앉힌 쉬안쿵쓰(懸空寺)로 유명하다. 쉬안쿵쓰는 훈위안셴 청난(城南)에서 남쪽으로 4㎞에 위치해 있으며 진룽샤(金龍峽)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지어졌다. 1400여 년 전인 북위(北魏·336~534년) 후기에 세워졌으며 당(唐), 금(金), 명(明), 청(淸)을 지나면서 보수를 거쳤다. 쉬안쿵쓰는 정면으로 헝산을 바라보며 뒤로는 추이핑산(翠屛山)을 병풍처럼 지고 있고 위로는 험한 바위를 이고 있으며 아래로는 깊은 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게 돼 있다. 직접 보면 절벽에 어떻게 사찰을 지었을까 할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찰은 불상을 놓고 기도하며 통행이 가능한 통로 등 최소한의 공간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찰기초는 절벽 부분에는 3분의2, 나머지 3분의 1은 절벽 아래의 튀어나온 곳에 길다란 기둥을 받쳐 힘을 골고루 받도록 역학배치를 한 것이 놀랍다. 또 사찰의 지붕까지 올려 예술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추고 있다. 쉬안쿵쓰를 바라보면 인간 의지의 강력함과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쉬안쿵쓰는 40칸의 전각 속에 동, 철, 돌, 진흙 등의 재료로 만들어진 예술성 높은 퉈사푸(脫沙佛), 첸서우관인쥔(千手觀音均) 등 불상 80여 존이 보존돼 있다. 특히 도(道), 불(佛), 유(儒)교 등을 합친 싼자오뎬(三敎殿) 등이 드문 문물로 꼽힌다. 멀리서 바라보면 까마득한 절벽 위에 사찰을 조각해놓은 듯이 비친다. 기둥과 대들보가 서로 일체가 돼 있고 전각끼리는 난간이 있는 통로로 연결돼 있으며 ‘허’(虛)와 ‘실’(實)이 상존하고 있다. 절아래 바위에는 ‘좡관’(壯觀)이라고 크게 쓴 두 글자가 적혀있는데 당나라 시인 리바이(李白)가 놀러와 쓴 글자를 명(明)대에 복각한 것이라고 한다. 사찰은 골짜기의 바닥에서 26m 높이에 걸려 있으며 가장 높은 곳까지는 50m가 된다. 안갯속에 걸려있는 쉬안쿵쓰는 여름에 시원한 바람으로 산 속의 도인이 된 느낌을 준다. 고대 건축물의 걸작으로 꼽히며 ‘톈샤쥐관’(天下巨觀)으로 찬탄 받고 있다.

숴저우 잉셴의 무타쓰(木塔寺)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높고 오래된 목탑

산시(山西)성 숴저우(朔州) 잉셴(應縣)의 무타쓰(木塔寺)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높고, 가장 오랜 목탑으로 유명하다. 높이 67.3m, 밑층의 직경은 30m로 평면은 8각형이다. 5층으로된 이 목탑은 쇠붙이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순도 100%의 목탑’으로 세계 4대 기이한 탑 중의 하나로 꼽힌다. 거란족이 세운 요(遼)나라 칭닝(淸寧) 2년(1056년)때 건조된 이 탑은 이민족의 침입을 감시하는 망루의 목적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그간 7차례의 지진에도 불구하고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게 만들어졌다. 매 층마다 걸려있는 서예는 중국의 서예 예술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쓰이며 외관이 매우 아름답다. 안으로 들어가면 안쪽으로 난 나무계단이 나오는데 걸어 위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층마다 석가상과 벽화 등이 안치돼 있다.

중국 댐의 원조격인 두장옌(都江堰)댐은 수리 토목 공사의 ‘기적‘

   
▲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북서쪽으로 60㎞ 지점에는 수리 토목 공사의 ‘기적’이 일어난 두장옌(都江堰)이란 중국 댐의 원조(元祖)가 존재한다. 이 댐은 약 2200년전에 이 지역의 태수였던 리빙(李氷) 부자가 대를 이어 민장(岷江)의 물줄기를 두개로 나눈 기적을 연출했다.
   
▲ 리빙(李氷) 부자는 두장옌(都江堰)을 만들 당시 대나무를 갈라 길다란 망사처럼 엮은 ‘주룽’(竹籠)속에 커다란 호박돌을 넣어 강밑에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물길을 가르는데 성공했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북서쪽으로 60㎞ 지점에는 수리 토목 공사의 ‘기적‘이 일어난 두장옌(都江堰)이란 댐이 있다. 두장옌은 중국 댐의 원조(元祖)로 꼽힌다. 이곳은 중국에서 ‘한 우공(愚公)이 대를 이어 산을 옮겼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신화가 현존하는 곳이다. 약 2200년 전에 민장(岷江) 줄기에 이 지방의 태수였던 리빙(李氷) 부자가 홍수를 다스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쓰촨성은 ‘톈푸즈궈’(天府之國)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옥토로 꼽힌다. 쓰촨성은 수량이 풍부한 곳으로 민장에서는 해마다 홍수가 났다. 친자오왕(秦昭王·기원전 256년)때 촉군(蜀郡)의 태수였던 리빙 부자는 민장의 강 가운데를 두 물줄기로 나눠 수량을 조절키로 했다. 당시 대나무를 갈라 길다란 망사처럼 엮은‘주룽’(竹籠)속에 커다란 호박돌을 넣어 강 밑에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물길을 가르는데 성공했다. 형태는 유선형의 물고기 입 모양이란 뜻인 ‘위쭈이’(魚嘴)로 물 흐름의 저항을 최소화한 지혜와 과학성이 돋보인다. 댐 왼쪽으로는 물이 넘칠 경우 일시적으로 저장해 아래쪽으로 흘려보내 수량을 조절하는 ‘바오핑커우’(寶甁口)가 만들어져 있다. 현재의 두장옌은 당시의 원형을 토대로 명(明)때에 보수됐다. 이 두장옌을 통해 청두평야는 3만여 갈래로 관개 물길을 내고 40여 개 현과 시(市)가 혜택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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