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雲南)성은 하늘의 구름이 아름답다. 이름마저도 ‘남녁의 구름’이다. 구름이 아름다운 것은 공기가 맑기 때문이다. 이곳은 남쪽에 위치해 비가 많은 편이다. 윈난은 특수한 지리적 입지를 가지고 있다. 북쪽으로는 쓰촨(四川)성, 서북쪽으로는 시짱(西藏)자치구와 연결되는 윈구이가오위안(雲貴高原)에 위치해있다. 이런 입지는 윈난의 기후와 문화를 결정했다. 북쪽의 고원지대는 온대·아열대·열대 기후가 모두 있을 정도로 기후의 수직변화가 심하다. ‘이산유쓰지 스리부퉁톈’(一山有四季, 十里不同天·하나의 산에 4계절이 있고 십리밖엔 기후가 다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저마다 역사와 전통 꽃피우는 소수민족들의 삶의 터전 

   
▲ 윈난(雲南)성은 이름처럼 하늘의 구름이 아름답다. 윈난성의 깨끗한 자연속에 마음이 순수한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다.
윈난성의 음식은 우리 입맛에 맞다. 이곳은 각종 소수민족들의 문화가 농축돼 있다. 소수 민족들은 원색을 좋아한다. 이들은 머리에 색색으로 장식된 모자 쓰기를 좋아한다. 이는 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반영한다. 윈난에는 산, 강, 호수, 폭포 등 자연 속에 순수한 인간들이 산다. 윈난성 성도(省都)인 쿤밍(昆明)은 ‘꽃의 도시’로 불린다. 사시사철 꽃이 핀다. 해발고도 1895m인 이곳은 겨울철 휴양지로 유명하다. 겨울철 국내의 축구, 마라톤 훈련이 이곳에서 벌어진다. 중국의 남서쪽 내륙으로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외국과의 국경선이 3,207㎞에 달해 동남아 내륙에서 중국으로 통하는 주요 교통요지다. 이는 이곳이 중국내 26개의 민족들이 거주하는 배경이 됐다. 소수민족 자치구가 8개, 29개 자치현으로 많다. 윈난성은 이들 소수민족들의 다양한 문화로 더욱 빛이 난다. 이들은 저마다 역사와 전통을 꽃피우고 있다.

추이후궁위안(翠湖公園)…겨울철 추위 피해 온 갈매기들의 ‘군무’(群舞) 장관 

   
▲ 윈난성 성도(省都)인 쿤밍(昆明) 추이후궁위안(翠湖公園)은 매년 겨울이면 놀랍게도 바다 갈매기들이 떼를 이뤄 하늘을 비상하는 ‘군무’(群舞)가 압권이다. 물위에 점처럼 떠있는 것이 모두 ‘바다 갈매기’들로 겨울을 온난한 이곳에서 보낸뒤 바다로 돌아간다.
윈난은 우선 자연 경관이 수려하다. 쿤밍에는 추이후궁위안(翠湖公園)이 있다. 2001년 3월에 찾은 이곳은 놀랍게도 ‘바다 갈매기’가 물위를 나르고 있었다. 바다 갈매기들은 겨울철 추위를 피해 ‘철새’로 이곳을 방문한다. 손바닥에 빵 조각을 놓고 팔을 들고 있으면 갈매기들이 날아와 빵을 쪼아먹는다. 긴 날개를 퍼덕이며 다가와 빵 조각을 발가락으로 낚아채 가는 모습도 볼거리다. 바다 갈매기들은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이곳을 찾는다. 이들이 떼를 이뤄 하늘을 비상하는 ‘군무’(群舞)가 압권이다. 봄철에는 호수 건너편에 핀 붉은 복사꽃이 장관을 이룬다. ‘추이후’란 명칭은 일년 내내 ‘대나무’, 봄·여름에는 버들가지가 수면에 비취색 그늘을 드리운다고 해서 붙여졌다.

스린(石林)…2억7천만년 전 바다의 신비 간직한 세계최고의 ‘돌의 숲’

   
   
▲ 윈난성의 불가사의는 스린(石林)이다. 이곳은 2억7천만년전의 깊은 바닷속으로 ‘돌 숲’을 걷다보면 바닷속을 산보하는 느낌이 든다. 이곳은 이 지역에 모여사는 사니족(撒尼族) 처녀인 아스마(阿詩瑪)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윈난성의 불가사의는 스린(石林)이다. 쿤밍에서 남쪽으로 86㎞ 떨어진 이족(彛族) 자치주에 위치해있다. 면적 350㎢의 스린은 해발 1750m에 위치한 세계최고의 카르스트 지형에 속한다. 평평한 벌판을 달리면 거대한 ‘돌의 숲’이 나타난다. 돌 봉우리, 석기둥, 석순 등 돌이 삼림을 이루고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곳이 2억7천만년 전 깊은 바다 속이었다는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깊은 바다 속에 잠겨있던 석회암이 지각 변동으로 융기해 오랜 세월동안 빗물의 침식이 절묘한 돌 조각의 군상을 만들어냈다. 이곳에는 바닷속 생물의 화석이 발견된다. 스린 입구에 있는 스린후(石林湖)를 바라보노라면 이전 바다였다는 느낌이 살아난다.

스린은 다스린(大石林)과 샤오스린(小石林)으로 나눠진다. 먼저 다스린에 들어선 뒤 높이 5~30m의 뾰족한 돌숲 속을 걷노라면 바닷속이었던 태고의 신비가 느껴진다. 마치 바닷속을 직립해 ‘유영’(游泳)하는 것 같다. 돌은 저마다 정성을 기울인 조각품 같다. 왕펑팅(望峰亭)은 스린 전체를 조망할 수 잇는 곳이다. ‘石林’이란 붉은 색 글자가 새겨진 ‘스핑펑’(石屛風)은 모든 사람들이 벅찬 감정을 안고 기념촬영을 하는 곳이다. 기이한 모양의 칼바위들을 오랜 동안 보더라도 지루한 줄 모른다. 물 속에 잠긴 ‘돌칼’모양을 한 젠펑츠(劍峰池)에 꼭대기가 연꽃모양을 한 리옌화펑(蓮花峰) 스쯔팅(獅子亭·사자정) 무쯔셰여우(母子偕游·모자 바위) 스먼(石門·돌문) 잉우잉커(鸚鵡迎客·앵무새 바위) 뤄퉈치샹(駱駝騎象·낙타 상) 스터우런(石頭人·돌사람) 젠좡스린(劍狀石林·칼 돌숲) 등 기이한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샤오스린은 단아한 맛을 풍긴다. 이곳에는 소수민족인 사니주(撒尼族) 처녀인 아스마(阿詩瑪)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전설이 깃 든 봉우리가 있다. 아주 먼 옛날 이족들이 사는 한 마을에 아스마가 성실하고 용감한 청년 아헤이(阿黑)를 사랑하게 됐다. 돈 많고 권세 높은 러부파라(熱布巴拉)의 아들 아즈(阿支)가 아스마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강탈해갔다. 마침 산에 대홍수가 나서 아스마를 휩쓸어갔는데 전설중의 ‘산거구냥’(山歌姑娘)이 구출했다고 한다. 그때 아스마가 산봉우리로 변해 지금까지 전해온다는 슬픈 이야기다. 아스마 바위는 사랑한 사람 아헤이를 그리며 서 있다. 이곳에서 “아스마~”라는 이름을 소리 높여 부르면 즉시 응답한다는 전설이 있다. ‘아헤이와 아스마’란 시가 있으며 50년대에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화 속의 애잔한 노래가 유명한데, 이족 가이드의 노랫소리가 아사마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위룽쉐산(玉龍雪山)…일년 내내 만년설 이고 있는 5596m의 웅장한 산

   
▲ 윈난(雲南)성 리장(麗江)의 위룽쉐산(玉龍雪山)은 원시림의 신비를 간직하고있다. 위룽쉐산의 정상이 바라다보이는 윈산핑(雲杉坪)으로 가는 숲속길 주변으로는 수많은 아름드리 거목이 수백년의 세월 동안 자라고 쓰러진 채 이끼가 끼어있다. 숲속을 바라보노라면 태고의 신비가 온몸을 파고 든다.
위룽쉐산(玉龍雪山)은 원시림의 신비를 간직하고있다. 위룽쉐산은 윈난성 리장(麗江)지역 나시주(納西族) 자치현 서북부에 위치해 있다. 남북 45㎞, 폭 10~15㎞로 60~70개의 산봉우리를 이고 있다. 평균 해발은 4천m로 높은 13개의 봉우리는 구름을 뚫고 우뚝 서 있다. 이 산은 일년 내내 만년설을 이고 있으며 산세가 웅장하다. 주봉의 높이는 해발 5596m로 윈난성의 최고봉을 자랑한다. ‘위룽쉐산’은 눈 덮인 산봉우리와 바위가 은색 거룡(巨龍)이 춤추고 있는 모습이라 해서 붙여졌다. 1981년 이곳은 자연보호구로 지정됐는데 총면적이 2600㎢에 달한다. 정상을 바라볼 수 있는 산중턱의 윈산핑(雲杉坪)이라는 광활한 초원에 도달하기까지 푸른 이끼가 낀 원시림이 끝없이 이어진다. 수많은 아름드리 거목이 수 백년의 세월 동안 자라고 쓰러진 채 이끼가 끼어있다. 서 있는 나무들도 녹색 이끼가 온통 나무 껍질을 감싸고 있다. 숲 속을 바라보노라면 태고의 신비가 온몸을 파고든다.

   
▲ 윈난(雲南)성의 리장(麗江)의 자연을 대표하는 눈덮힌 위룽쉐산(玉龍雪山)이 비내린 뒤 구름속에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냈다.
원시림을 지나 앞이 확 트인 ‘윈산핑’ 초원에서 바라보는 눈 덮힌 위룽쉐산은 자연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시하게 만든다. ‘윈산핑’에서 여름에는 말을 달릴 수도 있고 야생화를 꺾을 수도 있다. 이곳에는 나시 족 처녀들이 총각 연주자의 피리소리에 맞춰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춤을 춘다. 위룽쉐산은 희귀한 동식물로 가득 차 ‘식물 왕국’이라 불린다. 이곳의 식물은 1만7천 종으로 전국식물의 3분의2를 차지한다. 실제 윈난성은 중국 희귀식물의 보고로 신약 생산의 주원료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진귀한 약재중 20여종을 보호하고 있으며 그중 산루위펑쓰(山麓玉峰寺)의 완둬산차(萬朶山茶)가 유명하다. 위룽쉐산에는 양치식물만도 220종이 있으며 이는 중국 전국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척추동물도 1737종으로 전국의 절반이상을 점하며, 곤충은 1만여 종에 이른다. 이곳은 윈바오(雲豹) 쉐바오(雪豹) 짱마지(藏馬鷄) 촨산자(穿山甲) 샤오슝마오(小熊猫) 쉐즈(雪雉) 등 희귀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나시 족, 위룽쉐산 신성시…다리(大理)의 호수 ‘얼하이’ 장관은 최고

나시 족들은 위룽쉐산을 신성시하며 ‘싼둬’(三朶)신을 위룽쉐산의 화신으로 섬긴다. 이들은 매년 2월8일 위룽쉐산 아래에 모여 노래합창으로 ‘싼둬선’(三朶神)이 행복과 평안을 가져다주기를 빈다. 위룽쉐산은 지금까지 6차례 도전했으나 아무도 정복 못한 처녀봉으로 남아있다. 다리(大理)의 호수인 얼하이(삼수변+耳海)는 아예 바다처럼 광활하다. 형태가 귀 바퀴 모양이라 해서 붙여졌다. 남북의 길이가 41㎞이며 폭이 5~9㎞, 241㎢로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이다. 이곳은 대낮에 흰 구름, 밤에는 달빛, 겨울에는 부근 창산(蒼山) 정상에 쌓인 흰눈이 비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나라 때인 751년 당이 6만 대군을 이끌고 난자오(南詔)를 공격하다 대패해 얼하이 서쪽 지역을 붉은 피로 물들였는데, 바이쥐이(白居易)가 ‘만쯔차오거’<蠻子朝歌>에서 이를 노래했다. 다이족(人+泰族) 자치주인 시솽반나(西雙版納) 등 윈난성은 산과 골, 물마다 애틋한 전설이 서려 있다.

   
하성봉 기자는 1987년 10월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체육부, 사회부 법조 기자를 지냈으며, 국제부 기자로  베이징 특파원을 거친 뒤 현재 국제부 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1년 9월말~10월초 아프간 전쟁시 북부동맹 전쟁지역을 취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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