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新疆) 자치구는 자연 풍광이 아름답다. 그곳에 아름다운 위구르 유목 민족들이 모여 산다.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는 몽골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란 뜻이다. 실크로드가 이색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색 민족들이 살기 때문이다. 실크로드를 여행하면서 위구르족의 민속 문화를 반드시 접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만년설·설송(雪松) 산림 등 기이한 광경 가득

신장 자치구는 우선 기후에서 우리와 차이가 난다. 신장은 바다에서 가장 멀리 있는 대륙성 기후다. 우루무치에서 바다까지 가장 가까운 거리가 2250㎞에 달한다. 또한 위도가 북쪽에 위치해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톈산(天山)에는 만년설이 있다. 여름에 양떼들이 푸른 목장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산 위엔 만년설이 겹쳐 보인다. 신장 톈츠(天池)의 물은 이 만년설이 녹은 물로 항상 차다. 이곳은 아시아대륙의 중심이다. 실제 우루무치는 겨울이 6개월 이상으로 춥다. 여름은 짧고 매우 덥다. 봄, 가을에도 한기가 느껴지며 기온의 변화가 심하다. 신장의 풍광은 5~10월이 가장 아름답다. 여름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일조량은 전국에서 최고를 차지한다.

   
   
▲ 신장(新疆) 자치구 위구르족들의 춤은 힘이 넘치며 빠르고 회전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목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또 여성들은 손가락을 곧게 뻗은 채 애교스럽게 새끼손가락을 살짝 드는 자세가 낭만적인 운치를 돋운다.
높은 산과 만년설, 끝없는 녹색의 설송(雪松) 산림, 수정 같은 빙하, 푸른 호수와 광활한 초원, 희귀 동식물에다 사막과 오아시스가 빚어내는 기이한 경관으로 가득 찬 곳이 신장이다. 신장은 목화밭과 해바라기 밭이 광활하게 펼쳐질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우루무치에서는 신장의 색다른 문화를 즐길 필요가 있다. 신장은 한(漢)나라 이전에는 흉노(匈奴)들의 통치와 약탈을 받았다. 서한(西漢)이후 신장(新疆)은 정식으로 한에 복속됐다. 약 2000년 전 서한(漢)의 장첸(張騫·장건·?~BC 114)이 서역을 개척한 뒤 이곳에 실크로드가 열렸다. 실크로드의 주요한 길목들은 대부분이 신장에 위치해있다. 따라서 이곳은 동서 문화가 뒤섞여 있다. 신장의 인구는 1700여 만 명으로 위구르, 카사크, 타지크, 우즈베크, 타타르, 러시아 등 47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또 불교, 기독교, 천주교, 샤먼교 등 8개 종교가 혼재돼 있다. 이들 민족들이 빚어내는 건축, 의복, 가무, 풍속, 음식 등을 경험하는 것이 실크로드의 또 다른 매력이다.

우루무치…신장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석탄 90억t 매장한 ‘석탄도시’

실크로드의 진수를 맛보려면 온갖 ‘감각’을 동원해야 한다. 우선 눈으로 많이 보고, 혀로 이색 음식을 맛보며 말과 낙타를 타면서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위구르족들은 얼굴과 피부 모습이 한국인 혹은 중국인들과 차이가 난다. 피부색은 러시아인들처럼 희며 얼굴 형태는 중앙아시아에 가깝다. 투루판(吐魯番)과 우루무치는 위구르족의 이슬람 문화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우루무치는 인구 150만 명으로 소수민족이 28%에 그칠 정도로 한족화가 많이 진행돼 위구르 문화의 진수는 투루판에 더 남아있다. 우루무치는 톈산(天山) 북쪽 초원지대, 남쪽은 톈산 산림지대에 면해 있다. 우루무치는 신장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다. 우루무치는 ‘석탄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90억t의 석탄 매장량을 갖고 있다.

소수민족들 민속 공연 관람은 실크로드 기행의 또 다른 맛

소수민족들의 민속 공연 관람은 실크로드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위구르족들의 민속춤은 우아하면서 회전이 많고 변화가 빠른 편이다. 배우들의 복장은 붉고 노랑, 주황 등 밝은 원색에 금, 은박 등 레이스가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다. 작은북과 접시 등 소품을 많이 이용한다. 여성들이 어우러진 춤과 남, 녀가 함께 사랑을 속삭이는 춤 등 다양하다. 위구르족들의 춤은 이슬람 문화권처럼 손가락을 편 채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몸체는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목만을 좌우로 움직이고 오리 동작 등 우스꽝스런 동작은 낙천적인 민족성을 보여준다.

위구르족의 음식인 ‘낭’과 ‘양러우촬’ 맛보기는 빼놓을 수 없는 재미

   
▲ 신장(新疆) 자치구의 위구르족들은 ‘낭’이란 빵과 양꼬치인 ‘양러우촬’(왼쪽 아래)을 주식으로 한다. 양꼬치를 먹을 때는 ‘쯔란’(孜然)이란 맵삭하고 향긋한 후추가루를 뿌려먹어야 진미가 난다.
위구르족들의 음식을 맛보는 것도 실크로드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한다. 위구르족들이 먹는 빵은 ‘낭’이라 부르는 데 탄수화물의 주된 섭취원이다. ‘낭’은 이웃 타지크와 아프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밀가루를 껍질 채 빻아 화덕에 구워 만드는 주식으로 건강식품이다. 이들은 단백질이 풍부한 양 꼬치인 ‘양러우촬’(羊肉患-心兒)을 즐긴다. ‘양러우촬’은 쇠 꼬치에 끼워 숯불 위에 놓고 부채를 부치고 돌려가며 굽는 것이 제격인 데 후춧가루와 유사한 ‘쯔란’(孜然)이란 독특한 향과 매콤한 맛을 겸비한 이 가루를 뿌려먹어야 진미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양고기는 풀을 먹고 자라 고기가 향기롭고 노린내가 나지 않는다. 둔황(敦煌) 사저우(沙州)시장의 포장마차 혹은 ‘바자르’라 불리는 시장에서는 맥주 한 잔에 양러우촬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낙타 타기는 옛 비단길 상인의 기분 느껴…유목민족 민속공예품 관람도 좋아

   
▲ 투루판 훠옌산(火焰山)앞에서 낙타를 타고 먼곳을 바라보면 마치 이전 실크로드를 따라 교역하던 상인이 된 듯한 고독한 분위기에 빠져든다.
   
▲ 신장(新疆)자치구 위구르족 남성들은 모자를 여성들은 머리 수건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남성들이 즐겨쓰는 빵모자를 ‘샤오화마오’(小花帽)라고 부른다.
낙타 타기는 둔황(敦煌) 밍사산(鳴沙山)이 괜찮다. 낙타 행렬을 따고 가다 보면 자신이 옛날 비단길을 따라 동서를 오가던 상인중의 한 명이란 착각에 빠지며 나그네의 고독이 한없이 밀려온다. 또 난산무창(南山牧場)에서 말을 타다보면 자신이 유목민의 카우보이가 된 듯한 환상에 빠지기도 한다. 또 ‘바자르’나 기념품 가게에서 유목 민족의 수공품과 기념품을 직접 볼 경우 그들의 생활을 더욱 이해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위구르족들의 전통 단검인 ‘샤오다오’(小刀)와 전통 모자인 ‘샤오화마오’(小花帽) 등 민속 공예품들을 볼 수 있다. 유목민족인 위구르족들은 몸에 칼을 지니는 것이 이들의 전통으로 합법적이다. 이는 유목민들에게 칼은 양을 잡고 거처를 마련하는 등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택시를 탈때도 운전기사의 보호를 위해 손님이 오른쪽 자리에 앉는 것을 금하며 빈자리도 둔다. 그러나 이들은 마음은 매우 따뜻하다. 우호적인 ‘친구’들을 절대 해치지 않는다. 오른 손바닥을 왼쪽 가슴에 대면 친근한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된다.

지역적 입지 조건 ‘변경무역’ 발달 ‘신 실크로드 시대’ 도래 예고

   
▲ 신장(新疆) 자치구 우루무치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통하는 ‘신 실크로드’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고 있다. 이 변경무역구를 통해 신장 수출액 물량의 60% 정도가 외부로 수출된다.
실크로드는 역사 속에 머물러 있지 않다. 최근 들어 신장에서 ‘신 실크로드’가 새로 시작되고 있다. 신장은 아프간, 타지크, 러시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우루무치는 ‘하늘의 문호’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외 각 지역과 연결돼 있다. 2001년 9월과 2002년 10월 타지크와 아프간 등 실크로드의 연장선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실크로드중 한 길은 아프간의 수도인 카불과 바미얀으로 연결된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지난 2001년 헬레니즘 미술과 실크로드 교역사를 상징하는 바미얀 불상을 미사일과 로켓포로 박살냈다. 아프간 전쟁의 참화 속에 멍들긴 했지만 바미얀으로 가는 길 역시 곳곳에 맑은 물이 흐르고 하늘은 쪽빛을 풀어놓은 듯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우루무치는 지역적인 입지로 인해 ‘변경 무역’이 발달하고 있다. 신장자치구는 수출량의 60% 정도를 변경무역에 의존할 정도다. 우루무치의 외곽 ‘볜장(邊疆)호텔’에는 중앙아시아의 카레이스키(고려인)들이 하루에도 수 백 명씩 머문다. 이들이 달러로 사들이는 물건은 신발 의복 등 경공업 제품에다 김치·쌀 등 기본생필품까지 다양하다. 이른바 ‘보따리 장수’들로 불리는 이들이 거래하는 물량은 많을 경우 개인 당 트럭 몇 대 분에 이르기도 한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의 ‘전진기지 성격’을 지닌 변경무역 장소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중국횡단철도망(TCR)과 모스크바-암스테르담으로 연결되는 1만1천km의 철길은 또 다른 ‘신 실크로드’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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