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만두' 방송화면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사들이 '불량만두' 사건을 보도하면서 관련 화면으로 만두소 재료가 아니라 진짜 쓰레기를 내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동아닷컴의 지난 16일자 보도에 대해 KBS 등 방송사들이 법적 소송을 검토하는 등 반발하고 나서자, 동아닷컴이 18일 <"KBS 기자 온다더니 왜 안오나?>라는 제목의 후속 기사를 통해 방송사를 다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 동아닷컴 6월18일자 메인 화면
동아닷컴은 이 기사에서 "KBS 기자는 하루전 동아닷컴이 보도한 '쓰레기 만두 방송화면'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이 자리에 오기로 약속이 돼 있었음에도 오지 않았다"면서 "공장에 가서 단무지업체 사장들과 함께 화면을 분석하려고 했는데, 일단 회사의 고문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안 갔다"는 KBS 기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동아닷컴은 이어 다른 단무지 공장 사장의 말을 인용, 지난 16일자 MBC 보도에도 비판을 가했다. 동아닷컴은 "전체 공정과정을 찍어서 그대로 보여주면 경찰의 쓰레기 화면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가 풀릴 것으로 기대해 (MBC에게 취재를) 허락한 것인데, 결국 내 우려대로 16일 밤 뉴스에 공장 외곽 전경모습만 나왔다"는 단무지 공장 사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방송이 끝난 뒤 그 기자에게 항의했더니 '미안하게 됐다'고 하더라며 허탈해했다"고 보도했다.

동아닷컴은 "분명 경찰은 쓰레기 부분 뿐 아니라 공장의 이곳저곳을 찍어갔다. 그런데 왜 방송 화면엔 지저분한 장면만 나오는가"라고 되묻고 "경찰이 일부러 그런 장면만 방송사에 주었는지 아니면 방송이 그 부분만 골라 썼는지 경찰과 방송사가 머리를 맞대고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주장했다.

KBS·MBC 기자 "동아닷컴 보도 이해할 수 없어"

이에 대해 KBS와 MBC의 관련 기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KBS 사회부 김상협 기자는 "동아닷컴의 보도에 대해 회사차원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거듭 밝히지만 방송에서 내보낸 화면은 동아닷컴에서 보도한 업체가 아니다"면서 "동아닷컴이 왜 이런 후속기사를 통해 논란을 증폭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동아닷컴의 후속보도는 제목부터가 내가 왜 오지 않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는 이번 사건의 본질과는 전혀 무관한 방향"이라고 반박했다.

김 기자는 "애초 공장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원본테이프가 방송사에 있기 때문에 정확한 대조를 위해서 방송사로 오라고 한 것"이라면서 "어제(1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계속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회사 차원에서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BC 사회부 유재광 기자는 "문제를 제기한 업체 사장과는 이미 얘기가 끝난 사안인데 동아닷컴이 왜 계속 이런 보도를 내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기자는 "동아닷컴이 오늘 언급한 MBC 기사는 16일에 다른 기자가 보도한 것으로, 보도내용은 이들 업체의 해명을 들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왜 불만을 제기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유 기자는 "지난 16일자로 동아닷컴이 보도한 기사에서도, 애초 화면제공을 해준 곳이 희망하면 자막을 넣어주고 그렇지 않으면 넣어주지 않는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는데 기사에서는 마치 경찰의 화면을 받아 사용하면서 자체적으로 취재한 것처럼 보도했다"면서 "(나의) 멘트를 인용할 때도 마치 잘못을 시인한 것처럼 비틀어서 인용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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