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을 맞아 KBS와 방송위원회 중앙일보 등 일부 방송사와 신문사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언론교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KBS·방송위·중앙일보 대북사업

KBS는 지난해부터 북한 개성에 ‘사극’ 드라마 세트장 건립을 목표로 북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KBS 고위관계자는 “개성에 오픈세트장 건립 추진 건으로 북한과 협의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땅의 위치와 규모 등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없다”며 “남북간 방송의 교류의 물꼬를 띄운다는 차원의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달 초에도 방북한 바 있으며 수시로 필요할 때마다 만나고 있다”며 “협상 장소는 주로 평양·개성·금강산 등지”라고 설명했다.

방송위원회도 오는 10월 북한 금강산에서 ‘남북 방송인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남북 방송교류 협력사업 추진 합의서를 지난달 북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와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도 남북 방송인 토론회 기간중 방송영상물 소개모임 진행과 함께 북측에 남북공동사용을 위한 방송중계 설비를 설치한다는 데 합의했다.

신문사 발행인의 방북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중앙일보는 지난 95년 이후 매년 북측에 여러 경로를 통해 홍석현 회장의 방북제안을 해온데 이어 올해에도 제안서를 북측에 전달했다.
중앙일보 고위관계자는 이달 중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지만 아직 초청장을 받지는 못했다”며 “진짜로 북한에 ‘가야’ 가는 것이지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취재 질적 변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기자들의 북한 방문·취재와 북한측 인사와의 접촉도 많이 달라졌다.
한 통일부 출입기자는 “지난 3∼5일 제9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에 참석했던 남측 기자단(8명)과 북측 기자단(10여명)들 일부가 모여 회식을 했는데 2000년 남북 실무자 예비접촉 때만 해도 서로 이상하고 신기하게 봤지만 이제는 익숙하다”며 “북측 기자들과 함께 ‘이라크 파병’ ‘미군재배치’ ‘룡천사고 관련 김정일 장군에 대한 소문’ 등에서부터 가족 얘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민족뉴스부 정일용 부장대우는 6.15 4주년의 의미에 대해 “지금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언론을 직접 수신해 보도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불과 4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라며 “아쉬운 것은 남북간 군사부문 회담까지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언론교류가 아직도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현호·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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