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의 조선일보 노조 강연이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회찬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조선일보 노조(위원장 김희섭) 초청으로 ‘나와 조선일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고, 조선노보는 14일 <“조선은 매사에 주장 강해…변화의 흐름 읽어야”>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다.
조선노보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노 당선자는 “조선일보를 30년 넘게 구독한 애독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동의하든 하지 않든 조선일보의 논조는 내가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볼 필요가 있고, 품질에 있어서도 제일 낫다는 생각에서 조선일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 총장의 발언이 15일 조선닷컴(chosun.com)을 통해 보도되자, 민주노동당 중앙당 사이트(kdlp.org)와 판갈이넷(pangari.net), 노 총장의 개인 사이트(nanjoong.net) 등에는 노 총장의 강연을 비판하는 글이 폭주했다. 민주노동당이 조선일보의 편파·왜곡보도 등을 문제삼아 모든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 총장의 방문과 조선일보 칭찬성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민주노동당 당원인 옥천신문 오한흥 대표는 “스포츠조선 노조가 조선일보 앞에서 시위를 했을 때 조선일보 노조는 무엇을 했는가. 노 총장은 조선일보 노조를 들르기 전에 스포츠조선 노조를 들르는 것이 마땅하다”며 “조선일보 노조를 방문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 사무총장은 17일 노 총장의 홈페이지에 남긴 글에서 “조선은 이번 사태를 놓고 범개혁진보진영이 갈등하고 분열하길 기대하고 있고, 우리가 심하게 싸우는 것은 결국 조선일보만 이롭게 하는 결과라고 생각된다”며 “노 당선자를 비판하고 궁지에 몰아넣기보다는 조선일보의 최근 논조 등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는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노 총장은 17일 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최근의 논란에 대한 해명과 함께 조선일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총장은 “저와 민주노동당은 안티조선운동을 지지하고 여기에 위배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이로 인해 민주노동당의 조선일보에 대한 입장이 변한 것도 아니고 언론개혁 의지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노 총장은 “주로 조선일보가 변해야 된다는 것과 신문개혁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17대 국회 활동계획을 이야기했는데 조선노보는 조선일보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는 최소화시키고, 앞뒤 곁가지성 덕담만 잔뜩 실었다”며 조선노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노 총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의 항의가 계속돼고 18일 ‘안티조선’단체의 민주노동당 항의방문에 이어 19일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공동대표단이 노 총장과 면담 할 예정이어서 노 총장의 강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선민·이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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