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총선보도가 편향적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었다는 내부비판이 나왔다.
조선일보가 내부 비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도입한 기구인 ‘주니어보드’(위원장 허인정)는 지난 9일 첫 임시회의를 갖고 총선 전 열흘간 지면을 분석한 결과 “일부에 국한되긴 했지만 균형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정치 기사나 편향적으로 느껴질 여지가 있는 사설과 칼럼이 있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16일자로 발행된 조선일보 사보에 따르면, 주니어보드는 지난 13일 방상훈 사장과 가진 면담에서 이 같은 논의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특히 주말매거진 섹션에 대한 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타 신문은 지면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하려는 반면 우리는 새로운 시도 자체가 없으며 문제 대응 시스템도 약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주니어보드 위원들은 이밖에도 △중장기 회사발전 비전의 필요 △신문 판매 가격을 둘러싼 최근의 사태의 경위 등에 대한 지적과 건의사항을 이날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방상훈 사장은 “조선일보의 철학은 어디까지나 불편부당”이라며 “독자 입장에서 봤을 때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 소지가 있다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사 10년 이하 직원 10명으로 구성된 주니어보드는 젊은 사원들의 비판의식과 아이디어를 신문 제작과 회사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설치한 회사내 공식 기구다.

한편 사내 일각에서는 위원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부 전병근 기자는 16일자로 발행된 조선 노보에서 “사내 분위기나 관행은 변화가 없는데 또 다른 기구가 출범할 경우, 이들을 통해 의견을 전하려 하기보단 이들의 언행에 더 안테나를 높게 뽑아들는지 모른다”며 “기존의 시스템을 횡적으로 활성화하고 상향식 체질로 탈바꿈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지적했다.

전 기자는 또 “차제에 모든 사안들이 경영기획실을 통해 일괄타결되는 문제해결 방식도 재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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