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주요 신문사들은 방송사 출구조사와 선관위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 열린우리당이 1당을 차지한 결과가 나오자 앞으로 취재환경 등 전반적인 언론환경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개표결과가 진행되고 있는 저녁 8시까지 공식적인 회사 입장을 유보했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탄핵 직후부터 예상됐던 일로 담담하게 대처해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부에서 국회와 야당, 조선일보를 비난했는데 앞으로 얼마나 잘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아직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좀더 시간을 두고 논의해봐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동아일보 관계자도 "차분하게 시간을 두고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조선일보의 한 중견간부는 "이미 각종 보고서나 여론조사 결과에서 예상됐던 일이었다. 3-4일 전에 이미 열린우리당 160∼170석, 한나라당 100∼120석 정도가 나올 것으로 조사된 내용을 봤다"며 "오히려 탄핵 직후 예상됐던 200∼220석 보다 '노인풍' 등으로 열린우리당의 의석수가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어찌됐건 10여년만에 여대야소, 좌파성향의 국회가 형성될텐데 그동안 국회와 야당 언론 때문에 나라가 잘못됐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국회까지 다수의석을 차지했으니 책임지고 잘 이끌어보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다. 잘하기를 바라고 얼마나 잘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간부는 "솔직히 탄핵 직후 내부의 일부 인사들은 '(한나라당이 되긴) 어렵겠구나' '정치지형이 바뀔 것'하며 마음을 접고 체념하는 분위기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특히 우리같은 보수 우파신문의 한계를 절감했고, 오히려 앞으로 우리가 정말 보수우파 야당지가 될 수 있도록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특히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의 이미지가 됐을 때부터 더 이상 정당의 역할을 못하겠구나 예상을 했고, 그 때부터 마음의 준비는 한 상태다. 그동안 어려웠지만 앞으로 계속 어려워겠구나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보수우파계층과 안정층, 독자층의 뜻을 거르지 않고 정부를 견제할 것이다. 오히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어려웠던 6년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 간부는 "그동안 조선일보가 정부와 사회단체로부터 많이 두드려맞고 압력도 있었고, 그만큼 맞을수록 더욱 정교해졌다. 아무리 그래도 설마 문닫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예상되는 정부와 여당의 언론개혁 조치에 대해 이 간부는 "소유지분 제한이나 편집권독립 등 그동안 국회일각과 사회단체에서 주장해온 사안에 대해서는 법대로 할 수밖에 없고, 개정된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자율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법대로 하는 것은 어쩔수 없지만 무리한 시도는 비판할 것이며 우리 독자의 시각과 어긋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자는 게 일부 중견간부의 의견"이라면서 "아마도 조선일보 등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저항세력인만큼 함부로 짓밟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부의 변화에 대해서도 앞으로 비판방식도 보다 정교해져야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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