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정동영의장이  12일 '노인 폄하' 발언으로 인한 당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지고 선대위원장직을 전격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12일 오후 9시15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관철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국민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하겠다"며 "4·15는 선거가 아니라 역사"라고 밝혔다.

정동영 의장은 "오늘은 3·12 의회 쿠데타가 일어난 지 만 한 달이 되는 날"이라며 "광주, 전남, 제주에 가서 무릎 꿇고 죄인된 심정으로 선거가 아닌 역사의 본질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사죄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사퇴의사는 밝혔지만 당 의장직은 총선결과에 무한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정 의장은 "지역주의 세력이 되살아나고 탄핵세력이 다시 커져서 4·15 이후에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 탄핵을 관철하려는 음모가 느껴진다"며 "탄핵세력의 관철을 저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던져서 나라의 민주주의를 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의장은 "수구 부패 지역주의 심판이 4·15 총선의 본질"이라며 "철학교수 92명이 성명을 통해 지역주의 망령을 비판한 절박한 심정과 똑같은 심정으로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민들이 도와주시면 뭐든지 할 수 있다"며 "4·15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의 대한민국이 달라질 수 있도록 무엇이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국민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한편 정동영 의장은 자신의 사퇴의 변을 밝힌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은 별도로 갖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정 의장은 당사 1층에 마련된 단식 농성장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다음은 이날 정동영 의장이 발표한 사퇴의 변 전문이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오늘은 3·12 의회 쿠데타가 일어난 지 만 한 달이 된 날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광주 전남, 제주에 가서 무릎꿇고 사죄했습니다. 국민주권을 지켜내지 못하고 국민이 뽑은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지켜내지 못한 죄인 된 심정으로 사죄했습니다.

4·15  총선은 선거가 아니라 역사라는 본질을 지켜내지 못한 죄인으로서 사죄했습니다. 부패세력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지역주의 세력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선거의 역사성이 흐려지고 있습니다. 탄핵세력들이 다시 커져서 4월15일 이후에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끝내 탄핵시키고 말겠다는 음모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탄핵세력의 관철을 저지하기 위해서 저는 무엇이든지 던져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나라 민주 자민련 3당이 대통령을 탄핵 해놓고 4월15일 저녁 승리했다고 만세 부르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탄핵관철 음모 저지를 위해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살려내기 위해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즉각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그리고 당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선거 결과에 따라서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당은 내일, 모레 마지막까지 분투할 것입니다.

부패 수구세력, 지역주의 세력에 대한 심판이라는 4·15 선거의 본질을 되살려 주십시오. 오늘 철학교수 92명이 성명서를 냈습니다. 다시 지역주의 망령이 살아나서는 안 된다고 다시 역사의 심판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저도 똑같은 심정을 가지고 비장한 각오로 단식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4·15 이전의 대한민국과 4·15 이후의 대한민국이 달라질 수 있도록 무엇이든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던지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4·15는 선거가 아니라 역사가 될 수 있습니다. 국민여러분의 힘을 믿습니다.

2004년 4월12일

열린우리당 당의장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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