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이익이 아닌, 국가의 이익에 충실하겠다.” 연합통신 서옥식 신임 편집국장(직대)의 다짐이다. 권력의 풍향에 따라 보도의 논지마저 흔들리던 과거의 관행과 결별하겠다는 것이다.

서 국장의 이같은 구상은 지난 15일 평기자 인사에서 일단을 드러냈다. 정치부의 경우 소속 기자의 3분의 1이 바뀌었고 연합통신 창사이래 처음으로 19명의 기자가 사전에 희망한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사실상 ‘붙박이 부서’로 통하던 정치부를 대폭 물갈이한 것은 주목된다. 청와대 출입기자도 그 대상이었다.

“투명한 인사풍토를 정착시킬 생각입니다. 본인도 모른채, 심지어 해당 부서장도 사전에 인사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내에서 인정 받기 보다는 사외 인사를 통해 우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인사관행은 시정할 생각입니다.”

국장 부임 직전 북한부장으로 재직했던 서 국장은 조선(북한) 보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내 보였다. 북한부를 남북관계부로 확대개편하고 통일부 출입 등을 넘긴 것도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다.

“독자적인 시각에서 남북 문제에 접근할 생각입니다. 한 민족 전체의 이익이 제일가는 기준입니다. 갈등과 대립 구도로는 현재의 남북 관계를 정확히 볼수 없습니다.” 서 국장은 “안기부 개혁 이후에도 내외통신 기사의 내용이나 질이 달라진 것이 없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에 기여하는 대북 보도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1일 조선(북한)측이 오후 5시 중대발표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 직접 취재에 나설 정도로 남북 문제에 관심이 많다. 조선(북한)은 이날 김정일 당 총비서가 인민위원회 대의원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서 국장은 편집국내에서도 알아주는 소위 ‘확인 제일주의자’. 소속 부서 기자들이 귀찮을 정도로 ‘사실 확인’을 강조한다. “연합통신 변화의 출발점은 기사 질의 제고입니다. 질 높은 기사 서비스는 소유구조의 독립성 등과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독립성의 필요 조건입니다. 이런 점에서 기사의 정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 국장은 언론계에선 드물게 두 번이나 방콕특파원을 역임했다. 87년부터 91년까지 방콕특파원으로 근무하다 외신부장으로 근무하던 도중 94년 또 다시 방콕특파원 발령을 받았다.

도합 8년간을 방콕에서 근무했다. 서 국장은 73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양통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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