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조중동 트랙에서 벗어나야"
"중앙일보, 조중동 트랙에서 벗어나야"
제2창간 10주년 중앙일보 권영빈 편집인 인터뷰…"기사에 주의주장 버려야"

중앙일보가 제2창간기념일을 계기로 지난 22일부터 과거 자사지면을 반성하고, 기사와 논평을 분리해서 작성하며 이를 위해 면별 제작팀을 만드는 등 총체적인 지면개편을 단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일보 권영빈 편집인은 지난 22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동안 기사에 주의주장까지 많이 들어가 글쓰기가 많이 주관적이었다"며 "중앙일보에 대해 외부에서 그동안 '친정부다, 반정부다, 꼬리를 내린다, 만다' 등 각종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며 알게 모르게 신문 제작 과정에서 그런 흐름에 편승한 측면도 없지는 않았다. 그런 데서 극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편집인은 신문시장에서의 생존전략에 대해 "'조중동' 같은 트랙으로 가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조선일보 같은 신문은 하나면 된다.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기사와 논평을 구분하는 기준은 있나.
"가로쓰기로 이전되기전 세로쓰기 8면짜리 신문의 형태다. 당시엔 스트레이트와 해설이 뚜렷이 구분돼있었다. 현재 지면이 많아지고 기사가 길어지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기사와 논평은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기사에 주의 주장까지 많이 들어가 있어 글쓰기가 매우 주관적이다. 솔직히 '기준'에 대한 모델은 아직 없다. 지속적으로 해나가려한다. 잘된 글 못된 글을 사내에 예시하면서 할 것이다."

-쉽지는 않을텐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사를 팩트만 쓸 때의 무미건조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과제다. 기존의 심의실이 모델을 개발, 연구해 만들어나갈 것이다"

-기사 논평 구분의 계기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반성 계속해왔다. 홍회장이 WAN 총회에서도 여러차례 제기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다가 내부의 여론이 모아졌다."

-그럼 그동안에는 왜 하지 않았나.
"(그동안 주의나 주장이 담긴 기사로) 항의를 받은 일도 없는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에 대해 외부에서 그동안 '친정부다, 반정부다, 꼬리를 내린다, 만다' 등 각종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또한 알게 모르게 신문 제작하다 그런 흐름에 편승한 측면도 없지는 않다. 이런 데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언제부터 준비했나.
"지난해 9월부터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 위해 각 부서, 팀별로 의견을 받아 하게 됐다"

-홍 회장의 창간사에도 언급돼있는데 홍 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인가.
"내용의 차별화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데에는 홍 회장이나 기자들이나 공통의 의견일치를 봐온 것이다"

-창간20주년 기사에서 과거를 반성하는 대목도 있던데.
"내부에서 '이 정도로는 안된다'며 지난해 말 1년간의 우리 기사의 오보사를 정리한 것처럼 지난 39년의 과오도 그렇게 낱낱이 정리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과거지향적이 될 것같아 원론적인 수준에서 반성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글을 썼다"

-중앙일보에 있어 제2창간 10주년이 갖는 의미는.
"여러 시스템의 변화가 있었고, 형식적으로는 홍석현 회장이 발행인으로 와서 신문의 변신을 시작한 시점이 지난 94년부터다. 우리에게나 언론종사자들은 이를 어느정도는 알지만 독자들은 잘 이해를 못한다. 그래서 뭔가 보여주긴 해야겠는데 그렇다고 이벤트를 할 수 없고, 그래서 사고도 1면에 내지 않았다"

-22일자 1면 머릿기사가 '가난에 갇힌 아이들'에 대한 것인데 조선일보의 이웃시리즈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가.
"주변에서 '경쟁지의 이웃돕기 시리즈에 편승한 대응책이 아니냐'는 시각으로 비판하겠지만 그건 아니다. 이미 2∼3년 전 난곡시리즈를 했던 기자들이 해온 일이다. 소외 계층과 주변부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나가려는 의지로 봐야 한다."

-이같은 노력이 생존전략의 의미도 있나.
"무가지가 생겨나 신문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한 위기의식도 이같은 노력을 하는데 작용했다. 특히 '조중동' 같은 트랙으로 가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조선일보 같은 신문은 하나면 된다.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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