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경향신문 등 공동배달제 실시 5개사 사장단에게 신문시장 과열을 촉발시킨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광고중단과 가격할인시 경품사용을 금할 것 등을 골자로한 3가지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배 5개사는 약속이행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가격할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중앙일보 홍 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경향신문 등 5개사 사장단과 조찬회동을 갖고 "근본취지는 신문시장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인데 경쟁지가 곧바로 가격할인에 나서고 신문시장이 결과적으로 더욱 혼탁 과열된 데 대해 비판이 있다"며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같이 나타난 데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중앙일보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참석자에 따르면 홍 회장은 이날 모임에서 "경품 판촉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동이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신문가격을 내린 것인데 그것이 다른 회사들에게는 피해를 줄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또 "본의 아니게 중앙일보로 인해 신문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 신문협회회장으로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 관계자가 전했다.

홍 회장은 △4월부터 (신문값 할인) 광고를 전면 중단하고 △4월27일 이후에는 할인행사를 중단하며 △가격을 할인하는 경우 절대로 경품이나 무가지를 제공할 수 없도록 지국에 강력하게 촉구할 것을 약속했다. 또 종이값 인상 등 신문값 인상 요인이 생길 경우 구독료를 1만4000원으로 올릴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현재 나가는 방송 광고는 '자동이체 신청'을 전제조건으로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자칫 무조건 1만원으로 할인해 주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만큼 4월부터 모두 중단하겠다"며 "대신 중앙일보와 조인스닷컴에 자동이체 신청을 전제한 광고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 등 중앙일보에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한 5개사는 중앙일보가 약속을 이행하는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겨레의 한 관계자는 "(홍 회장의 사과와 약속에 대해)  일단 지켜볼 생각"이라며 "홍 회장도 현 상태를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을 느껴서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은데 그에 대해 구체적 액션을 하기도 마땅찮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겨레의 다른 관계자는 "광고를 당장 중단했으면 좋겠는데 3월까지는 한다고 하니 불만이 없진 않지만 성의있는 답변이라고 생각하고 그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일보와 세계일보의 판매국 관계자도 "우리의 항의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인만큼 부정적인 코멘트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지난 8일 경향 등 5개 신문사에서 공동으로 중앙일보의 가격인하를 비판하는 사고를 낸 뒤 홍 회장이 "이해를 구하고 싶다"며 5개사에 만남을 제안해 이루어졌으며, 17일 오전 7시부터 9시반까지 진행됐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면담 초기에는 공배 5개사 사장단이 중앙일보의 구독료 자동납부 할인행사를 비판하는 등 공박이 있었지만 중반 이후에는 진지하게 신문시장 정상화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정은경·조현호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