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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언론, 지역현안사업 갈등 부추겨
광주·전남언론, 지역현안사업 갈등 부추겨
[지역언론통신] 지역갈등 조정·통합 기능은 어디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합동청사 신축, 2012 세계엑스포, 경륜장 유치 등 지역현안 사업을 놓고 양 지방자치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과 25일에는 전라남도와 광주시가 각각 '시·도민께 드리는 말씀'과 '전남도 주장에 대한 시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하여 서로 노골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지역 간에 분열현상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지역갈등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지역언론의 역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첨예하게 대립 중인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를 살펴보면, 지역언론들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또 일부 신문은 갈등을 오히려 중계하는 듯한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일부 신문은 지방자치단체의 갈등문제를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주도권 다툼으로까지 확대해서,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즉 '제2라운드', '주도권'이라는 용어를 제목에 배치하여, 지역 현안문제가 국회 예결위원회 노른자 자리 배정 여부에 따라 주도권이 달라 질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전남일보, 11월 18일자 3면 참조). 이는 지역현안에 대한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확대하고 재생산하는 일에 언론이 일조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든 부분이다.

양 시도의 견해차이를 좁히려는 대안 중의 하나가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협의체 구성을 통한 빅딜'로 지역현안사업의 빅딜(안)이었다(11월 7일). 이후 박광태 광주시장은 노 대통령의 빅딜 발언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였다(11월 17일). 그런데 이런 구체적인 빅딜(안)이 나오자마자 지역언론은 이 대안의 검토 없이, 양쪽의 주장을 흑백논리로만 접근하여 신문 제목에 배치하고 있다.

지난 18일 지역 신문에서는 '예스(Yes)'와 '노우(No)'만을 부각해서 갈등을 현저하게 부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전남매일이 <경륜장·정부합동청사·엑스포 등 지역 현안 '빅딜'은 없다>라는 제목을 배치한 것을 비롯, <박시장 "시도 현안 빅딜", 박지사 "그럴 사안 아니다">(광주타임스), <"시도 현안 빅딜 사안 아니다">(무등일보), <광주전남 현안 빅딜 딴 목소리>(광주일보) 등과 같이 전남도와 광주시 양측의 대립의견만을 부각시켰다.

이런 지방자치단체의 주장과 논리를 대변하는 역할에는 관공서 출입기자들의 해당 출입처 편들기(?)가 한몫하고 있는 듯하다. 기자들이 특정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해야 하고 왜곡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기자들의 기사 대부분이 출입처에서 제시하는 자료와 주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 주요 지면의 제목으로 배치되게 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다양한 취재원을 발굴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인 사고의 틀을 개선하지 않고서, 어떻게 지역갈등을 치유하고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차분한 분석과 적절한 대안 제시를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자신이 임기 내에 현안 사업을 유치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려는 단기적 시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년 총선과 차기 자치단체장 선거에서의 홍보효과를 염두에 둔 전략이 다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언론이 이런 부분을 간과한다면, 자치단체장의 장단에 맞춰 함께 춤을 추게 되는 꼴이 되고,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현안의 해결과정에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상생하도록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데 언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그리고 주민들의 삶의 질(質)을 향상시키도록 지역언론의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갈등의 해결과정으로 여수와 나주시 등 기초자치단체의 의견을 광역자치단체인 전라남도가 수렴하여, 광주시와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 때 일정한 경우에는 중앙정부의 조정 역할도 강조되어야 한다. 부디 언론에서 양 시도의 갈등문제를 차분하게 분석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박동명 / 광주전남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의장

 
박동명 의장은 법학박사이며 광주대학교 겸임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이다. 언론개혁광주시민연대 신문방송위원장을 지냈으며, 남녀차별개선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 강사로도 활동했다.「여성과 법률」(전남대 출판부, 2003년),「클릭! 가정법률」(전남대 출판부, 2002년)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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