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본에 넘어간 광주일보
건설자본에 넘어간 광주일보
[지역언론통신]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모기업 방패막이' 일부 우려 씻어내야

광주전남 지역의 신문사 난립은 이미 알려진 애기다.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재정자립도 역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오로지 신문사 숫자는 인구수에 비해서 과대포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신문시장의 왜곡은 물론 동종업종간의 구조적인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고사직전에 놓인 신문사가 다른 기업에 의해 인수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5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광주일보가 최근 한 유력한 지역 건설자본에 인수됐다. 즉 광주일보가 대주건설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대주그룹으로 넘어간 것인데, 광주일보사와 무등빌딩을 350억원에 팔기로 했다는 것이다.

광주일보 '무등산 산림조사 특종' 후속보도가 없었던 이유는?

그동안 광주일보가 지역사회에서 신문사의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해왔기에 나름대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신문사 거래행위를 놓고 한편에서는 '기대'를 거는 쪽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또 하나의 건설회사 방패막이'가 될 거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그동안 일부 지역 신문사가 권력주변을 맴돌며 특정세력과 유착했던 전형적인 형태를 익히 알고 있기에, 이번 건설회사에 의한 지방신문사의 인수를 바라보는 심정은 더욱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

거기에 광주일보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손모씨가 언론에 대해서는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며, 언론사 경영에 대한 자질문제가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새로운 대표가 개인적으로 볼 때 명문대학 경영학과를 졸업, 생명 보험회사 등을 거친 영업마인드를 갖춘 사람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의 걸어온 길에서 언론과 관련된 경력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언론의 사회적 기능보다는 기업이윤 추구에 더 열을 올릴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이 사회적 공기(公器)임을 아무리 외쳐봐야 뭘 하겠는가? 이미 광주일보가 대주건설로 인수된다는 얘기가 흘러나올 즈음에 광주일보의 지면을 살펴보면, 기사의 편집방향이 엉뚱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주일보가 다른 신문에 앞서서, 무등산 환경파괴와 함께 산림조사 결과에 대한 왜곡 의혹을 지적한 사례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다른 지역신문보다 앞선 특종이었고 개발의 논리에 대한 모순을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무등산 자락 산림조사(林木度 또는 立木度) 결과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보도(광주일보, 03년 10월10일·11일 참조)한 것은 대체로 객관성을 지닌 보도로 평가할 수 있다. 무등산자락 아파트 신축을 위해 행정기관에 제출했던 산림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는데, 이후 다른 신문에서 보도가 계속되었다.

그렇지만, 정작 의혹을 제기 했었던 광주일보는 후속보도를 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기사에서 왜곡의혹의 대상으로 지목된 건설업체가 바로 광주일보를 인수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장차 사주(社主)가 될지도 모르는 기침소리에도 꼼짝 하지 못했던 신문편집 책임자의 주관적인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으로, 신문사의 편집 방향이 쉽게 흔들릴 수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건설자본 인수' 우려를 씻어내려면

이제 광주일보가 거듭나야 한다. 새로운 경영진은 새로운 각오와 편집방향을 대외에 표명하여 지역사회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건설자본에 의해 인수되는 신문사에 대한 일부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기된 열악한 기자들의 근무조건을 개선해서, 기자들의 대우를 향상시키고 기자로서의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기자 역시 사주의 눈치만 살펴서는 안될 일이며, 사주의 입김에 좌우되지 않도록 회사내의 자정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건설자본으로 넘어간 언론사가, 최소한의 사회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박동명 / 광주전남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의장

 

   
박동명 의장은 법학박사이며 광주대학교 겸임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이다. 언론개혁광주시민연대 신문방송위원장을 지냈으며, 남녀차별개선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 강사로도 활동했다.「여성과 법률」(전남대 출판부, 2003년),「클릭! 가정법률」(전남대 출판부, 2002년)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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