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이래 8년 동안 무노조 상태를 면치 못했던 SBS에 노조가 설립됐다.

SBS 보도국 영상보도부의 카메라기자 31명은 지난 26일 새벽 노조설립 총회를 갖고 초대위원장에 영상보도부 김두상차장을 선출한 뒤 같은날 아침 9시50분께 관할 영등포구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SBS 노조는 노조설립 신고 이후부터 부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합 가입신청을 받기 시작, 27일 저녁 8시 현재 기자직을 포함해 194명의 가입 신청서를 받았다. 노조 가입자수는 SBS 프로듀서협회와 기자협회가 28일과 29일께 각각 총회를 소집, 노조 가입 문제를 집중 논의할 방침이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노조는 전망하고 있다. 몇몇 보도국 기자들은 이미 개별적으로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노조는 출범에 즈음한 성명에서 “눈 멀고 귀 먹고 입 막고 산 8년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다”며 “칼자루를 쥐고 있지 않지만 불의의 칼날을 막는 방패를 이제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SBS 경영진은 이날 노조 설립신고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 설립을 주도한 카메라 기자들이 소속된 보도영상부를 포함해 500여명이 근무하는 영상, 미술, 기술분야를 2개의 자회사로 독립시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서둘러 발표했다.

SBS측은 분사안과 관련해 “당장 퇴직금 등 비용이 들더라도 인원 조정없이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 방법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SBS가 발표한 구조조정 방안에는 이밖에도 △본사 조직을 보도, 제작, 기획편성 등 6개 본부로 재편하고 △본부장이 인사권과 예산권 등 실질적 권한을 행사토록하며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과평가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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