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가 현 경영진에게 족벌경영 포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 분사와 노조 결성으로 촉발된 SBS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SBS 노조는 지난 9일 일산제작센터에서 조합원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족벌경영 음모 분쇄와 SBS 민주화를 위한 2차 보고대회를 갖고 “방송을 한낱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고 국민의 공기인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하는 족벌경영 음모를 분쇄하고 밀실정책의 결과물인 분사정책의 철회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앞서 SBS 노조는 지난 6일 “국민의 방송을 족벌경영의 전유물로 삼으려는 회사측의 검은 의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방송의 공정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쟁취하고 족벌경영 음모를 분쇄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10일 저녁 7시 현재 SBS 직원 500여명이 노조의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서명운동이 시작된 지 이틀만에 비조합원을 포함해 이같은 숫자가 참여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윤세형회장의 후계체제에 대한 내부의 거부감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당초 회사측의 일방적 구조조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던 SBS 노조가 현 경영진의 후계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은 이번 구조조정과 분사가 윤회장의 아들인 윤석민 기획편성부본부장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SBS 노조는 지난 5일 발행한 노보에서 “경영진의 2세라는 이유만으로 방송실무와는 무관한 한 인사가 경영핵심부에 등장하고 그를 옹호하는 소위 4인방이 회사의 중책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이번 분사안을 계기로 족벌경영의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BS 노조는 단체교섭의 원할한 진행을 위해 교섭위원수를 노사 각 10명씩으로 하고 공정방송소위 등 4개의 실무소위를 구성할 것을 10일 회사측에 제안했다. 노조는 또 회사측의 분사 방침을 백지화하는 것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노사가 공동으로 마련할 회사발전특별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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