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경영진이 분사 논의 중단을 골자로 한 노사합의를 사흘만에 파기해 물의를 빚고 있다.
SBS 경영진은 지난 14일 ‘분사와 관련한 모든 사항’과 ‘노조의 회사운영에 대한 언급’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을 전제로 노조와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으나, 같은날 저녁 8시 뉴스에선 당초의 분사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또한 SBS 윤혁기 사장은 16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분사는 경영권 차원의 문제로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노사협의회를 구성해 이번 분사에 대해 협의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런 SBS 저녁 8시 뉴스의 보도와 윤사장의 신문 인터뷰는 노사간 대화를 위해 분사 논의를 중단한다는 합의사항을 파기한 것일 뿐 아니라, 특히 윤사장의 인터뷰는 사실무근에 가까운 내용으로 드러나
노조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SBS 노조는 지난 16일 저녁 노조원 300여명이 참여한 ‘방송 세습음모분쇄 결의대회’에서 “합의파기
행위에 대해 실수라고 변명하고 있는 회사측과는 단체교섭 이외에 어떤 협의도 할 수 없다”며 “현재 노조원을 대상으로 한 족벌경영 포기 서명운동을 언론개혁을 위한 범국민운동으로 확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두상위원장 등 노조간부들은 이날 오전 창사 관련 뉴스와 신문 인터뷰의 경위를 따져 묻기 위해 윤혁기사장을 항의 방문했다. 윤사장은 노조 간부들에게 “단순한 실수로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SBS 윤세영회장은 이날 오후 김두상 노조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분사는 경영권 문제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해 분사와 관련한 노사협의를 거부했다. 한편, 노조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에 걸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99명의 90.6%가 ‘대주주에 의한 2세 경영체제’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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