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년 방영된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 유닛)에서 참가자 3명이 잘못 선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감사원은 24일 KBS 정기감사 결과를 통해 점수 입력 과정 문제로 일부 참가자 순위가 부적정하게 선정됐다고 밝혔다.

더 유닛은 데뷔 경험이 있는 아이돌 126명 중 프로젝트 그룹으로 재데뷔할 18명을 선발한 프로그램이다. 최종 선발은 2배수(36명)가 참여한 2018년 2월10일 생방송을 통해 결정됐다. 상당수 참가자에 대한 ‘사전 온라인 점수’가 잘못 입력되면서 순위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최종회 사전 온라인 투표 결과와 생방송 당시 입력·반영된 참가자별 사전 온라인 투표결과를 대조해 오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참가자 A의 득표는 B에게, B의 득표는 C에게, D의 득표는 A에게 돌아간 식이다. 이렇게 남자 참가자 18명 중 15명, 여자 참가자 18명 중 13명의 사전 온라인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됐다. 36명 중 8명을 제외한 28명 점수가 잘못 반영됐다는 의미다.

입력 오류 원인은 수작업으로 이뤄진 입력 과정에서의 실수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KBS 총파업 등으로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PD 10명 중 7명이 빠졌고, 점수 입력 등 집계 업무를 프리랜서 작가에게 맡긴 상황적 특성을 거론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프로그램 로고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프로그램 로고 ⓒKBS

감사원은 예능·시사·교양 부문 전반의 제작을 총괄하는 당시 KBS 국장과 본부장의 책임을 물었다. “(온라인 점수 산출과 입력이) 업무 연속성을 위해 불가피하게 프리랜서 작가에 의해 이뤄지더라도 이를 생방송 이전에 점검하는 등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부서의 제작 관련 업무가 진행되는지 관리·감독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KBS 차원에서 잘못 입력된 점수가 실제 투표 결과와 일치하는지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결국 KBS의 총체적 관리 소홀이 재기를 꿈꿨던 이들의 희망을 꺾은 셈이다. 감사원은 이런 결과가 “공영방송사로서의 KBS 방송 제작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했다며 “시청자의 투표 결과가 실제와 다르게 반영돼 참가자의 선발 순위 등이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KBS는 감사원에 특별한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KBS가)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는 기회로 삼아 ‘오디션 프로그램’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조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며 “다만 업무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며, 특정 참가자에게 선발되기 유리하도록 하는 등의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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