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제기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창현 의원, 장기표 전 경선 예비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당사자들은 특검과 국정조사에서 밝히자며 반발했고, 민주당 경선 후보 내부에서도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캠프 법률지원단은 19일 저녁 이들에 대한 고발장 3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는 고발 대상자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공표하는 등 공직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혐의”라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법률지원단은 “이들 3명이 이 후보의 당선을 방해할 목적으로 진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공표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의 경우 지난 16일 국회에서 가진 TF 회의 기자회견에서 ‘사업을 기획한 핵심인사가 A씨으로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영전해 이재명 캠프서 활동 중’, ‘한마디로 비리와 특혜, 특권과 반칙의 종합 백화점이자 권력형 종합비리세트’라고 말한 점을 들어 법률지원단은 “수차례에 걸쳐 허위사실공표와 이 후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의원의 경우 지난 17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화천대유 자산관리를 실질적으로 차명으로 소유하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불법적으로 진행하였고 부당한 이득을 취득했다’고 말한 점을 들어 법률지원단은 “허위 발언을 한 혐의”라고 썼다. 장기표 전 후보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화천대유 계열사 중 하나인 천하동인1호에 현재 재직 중”이라고 말한 점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법률지원단은 밝혔다.

이재명 캠프 법률지원단은 “이들의 행위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조직적 공모 및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발전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고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지난 19일 광주MBC 토론회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MBC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지난 19일 광주MBC 토론회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MBC 영상 갈무리

 

이에 고발된 당사자들 역시 반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엉뚱한 논리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터무니없이 특정개인에게 천문학적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추진된 대장동 개발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초부터 특정개인에게 이런 과도한 특혜를 주기 위해 치밀한 모의 끝에 저지른 짓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납득을 할 수 없는 계획”이라며 “그 개발계획은 바로 성남시장 이재명의 지휘감독 하에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수립했고, 그 책임자는 이 지사의 핵심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였다. 이 지사는 유동규 씨와 도대체 무슨 모의를 한 것이냐”고 따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특혜 설계로 인해 이재명 지사와 친분이 있는 특정 개인이 엄청난 폭리를 취했고,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직접 책임이 있다”며 “이재명 지사 본인도 수사를 자청한 만큼 즉각 국정조사와 특검을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고발을 두고도 “기꺼이 고발 당해드리겠다”고 했다.

윤창현 의원도 “비상식적 상황을 직접 설계했다고 공언하신 분께서 합리적 의심을 제기한 측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니요”라며 “이 지사 캠프의 고소·고발은 합리적 의심의 검증 계기가 될 것이며, 저희도 이런 상황을 만들어 내신 분들께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장기표 전 후보도 “그야말로 불감청 고소원”이라며 “법정에서 대장동게이트의 진실을 밝힐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화천대유 불로소득 책임 두고 격돌

“공공이익 환수사업, 왜 국민의힘 조중동 동조하나” “1100배 일확천금 사건 사과 의향 없나”

이밖에 지난 19일 광주MBC 주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이재명-추미애 후보와 이낙연-박용진 후보 등이 이 문제를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이 사건을 두고 “토건세력과 결합한 과거 한나라당 게이트가 숨어있다가 저에게 태클 당했고, 자신들이 기도했던 이익의 극히 일부밖에 취득하지 못했고, 제가 공공이익 환수로 5503억원 이상을 성남시로 환수했다는 것”이라며 “과거 토건 세력이 이명박 대통령 시절 이 땅을 다 사고, 신영수 전 국회의원을 통한 로비로 LH가 하던 공공개발을 포기하고, 민영개발 하도록 했는데, 제가 당선된 후에 다시 공공개발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엄청난 토지수용비용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서 민간에 공모를 해서 가장 성남시에 이익을 많이 주는 업체를 선정해서 기회를 줬고, 4500억을 받기로 했는데, 나중에 1000억 정도 더 받기로 했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극히 일부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볼 때는 허걱하는 것”이라며 “어떤 구조가 돼 있길래 화천대유는 대박나고 국민들은 독박쓰는 구조가 됐느냐”고 반문했다. 박 후보는 “소수 개발업자 불로소득으로 엄청난 이익을 갖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이 방식을 채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천문학적 이익을 보게 됐으니 국민적 박탈감에 대해 당시 정책 책임자인 성남시장으로서 최종 확인되면 국민에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부정하거나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 취했으면 후보 사퇴 공직사퇴하고 다 그만두겠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현재 제도에도 없는 방식 동원에서 그나마 5503억원을 성남시민들에게 대박을 안겨드린 것”이라며 “성공한 정책이라고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후보도 “경기도와 당의 분위기를 보면, 증인 출석이나 자료제출에 소극적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이 후보의 생각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며 “그렇게 본인이 억울하다면 빨리 털어버리는 게 본인에도 좋을 것 같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1100배가 넘는 이익을 봤다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을 못한다”며 “더구나 본인이 설계했다고 했다. 그러면 소수의 민간업자들이 1100배의 이익을 얻은 것은 설계가 잘못된 것인가, 원래 설계 속에 포함돼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이낙연 후보는 “평소 이재명 후보가 공정경제를 강조하고 부동산 불로소득 뿌리 뽑겠다고 했는데, 그것과 아주 배치되는 결과가 나타나 국민들이 놀라고 화가 나고 있다”며 “역대급 일확천금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특히 임직원이 16명에 불과한 회사에 전직 대법관, 전직 특검에 있던 사람이 고문변호사로 들어간 점도 지적했다.

이에 추미애 경선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민간개발로 개발이익이 몽땅 넘어갈 뻔한 사업을 공공과 민간이 반반씩 개발이익을 나눈 것이 사실”이라며 “2010년 당시 공공개발이 상당히 어려운 때였다는 점에서 지혜로운 개발방식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추 후보는 “그런데 야당이나 언론, 심지어 이낙연 후보께서도 이재명후보의 개인비리 문제로 자꾸 끌고가려고 하고 의혹을 자꾸 부풀리고 있다. 참 한심하다”며 “걱정은 윤석열의 국기문란 사건을 덮으려는 야당의 꼼수에 넘어가는 것 아닌가. 이슈를 이슈로 덮겠다고 하는 야당의 선거전략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추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두고 “본질은 불로소득인데, 언론이 먼저 의혹 제기해서 문제제기 한다”며 “언론이 뭐라하면 왜 따라가느냐. 지도자는 본인 판단으로 생각해야지, 언론이 반대한다고 못하면 언론개혁을 어떻게 하느냐”고 따졌다. 추 후보는 “분노의 화살을 왜 이재명 후보에 돌리느냐”며 “국민의힘 보수언론에 의해 의혹이 커지면서 윤석열 국기문란 사건이 덮여지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한두 언론이면 몰라도 거의 모든 언론이 수일째 계속 보도하고 있고, 절대다수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걱정하고 분노하는 것이라면 정치인이 당연히 관심을 갖는 것은 옳다”고 반박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본인은 관계없고, 잘한 일이라고 하니 기회를 드리고,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그것도 절제된 방법으로 하고 있는데, 그것도 하지 않으면 덕담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후보가 ‘보수언론이 공격하면 옳은 것이냐’고 따지자 이낙연 후보는 “보수언론 뿐 아니라 많은 언론이 문제삼고 있다”며 “국민이 전부 야당편이라 생각하느냐”고 답했다.

이재명 캠프 홍정민 선임대변인은 이날 토론을 두고 “보수 언론과 야당의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온 네거티브 공세에는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며 “이재명 후보의 공공성 강화 성과를 부정하고 개인비리로 몰아가려는 공격이 민주당 경선 토론에서 제기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근거 없는 공세로 민주당의 원팀정신을 훼손해서는 행위는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을 원하는 민심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에 이낙연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성남시장은 이재명 후보였기에 ‘진실’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마치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공격해서 생긴 문제처럼 호도했다. 이낙연 후보를 국민의힘과 엮는 것이야말로 네거티브”라고 반박했다. 그는 “많은 국민이 분노하시고, 물어보시는 문제에 정치는 답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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