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의 턱을 사수하라’.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사 화백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소재는 이회창 총재의 캐리커처. 대상 언론사는 한국일보·한겨레 만평, MBC 박재동 시사만평 등 3개 언론사이다. 이들 만평이 이 총재 턱을 뽀족하게 묘사하자 한나라당측이 ‘발끈’하고 나선 것.

한나라당 자료분석실은 기본적으로 이들 만평이 이 총재 얼굴을 악의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다 사실과도 거리가 멀다며 팩스, 전화 등을 통해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해당 언론사의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에게도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측이 특히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곳이 한국일보 만평. 한나라당측은 배계규 화백에게 보낸 항의서한 등을 통해 한국 만평이 이 총재를 ‘악인·간신형’으로 묘사하고 있는데다 독자들에게 혐오감과 불쾌감을 주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자료분석부장은 “정책의 잘못이나 내용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인정할 수 있지만
신체의 특정부분을 갖고, 그것도 사실을 왜곡시켜 일국의 야당총재를 묘사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사람도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형수술을 하는데 관련 당사자들이 그림 좀 고쳐달라는데도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한국 만평에 대해선 지금까지 모두 다섯번, 한겨레는 두번, MBC 박재동 시사만평엔 전화를 통해 한 차례 시정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장봉군 화백 앞으로 장문의 편지까지 보냈다는 것이 한나라당측의 설명.

한나라당은 MBC 박재동 시사만평의 경우 지난 11월말 한나라당 김윤환 의원을 등장시켜 이회창 총재에게 “저 문딩이 자식…” 등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배계규 화백은 기본적으로 한나라당의 요구가 “상식 밖”이란 반응을 보였다.

만평 내용에 대한 항의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지만 화백이 자신의 개성에 따라 특정 인물을 묘사한 것을 걸고 넘어진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는 것.

배 화백은 “초상화를 그리는 것도 아니고 해학과 풍자를 기본으로하는 만평에서 이 정도의 그림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 자체가 극히 편파적 사고”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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