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사람이 손발로 노동해서 되는 거 하나도 없다”며 “그건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이다. ‘주120시간 노동’ 발언이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가 없다’며 부적절한 노동관을 드러낸 가운데 이번엔 인종에 대한 차별과 왜곡된 노동관을 함께 드러낸 것이다. 

이 밖에도 윤 후보는 안동대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인문학이라는 것은 공학이나 자연과학 분야를 공부하며 병행해도 되는 것이며 많은 학생들이 대학 4년과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학생들 앞에서 “일자리라는 게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큰 차이가 없다”며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 큰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고용불안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 13일 안동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윤석열 캠프
▲ 13일 안동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윤석열 캠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캠프의 이효원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인문학’ 발언에 대해 “대학이 취업 학원으로 변질돼 가는 현실에서 대학 역할에 대한 고민 없이, 대학을 기업의 취업 맞춤 학원으로 생각하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이 참으로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 발언에 대해선 “노동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야와 타국을 바라보는 저급한 시각을 보여줬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인문학 발전을 위해 인생을 쏟아붓는 인문학도들 앞에 석고대죄하라”라고 비판했다. 

홍서윤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 ‘국민의 존엄한 노동을 비하하는 윤석열 후보는 차별주의자입니다’를 통해 “직업의 귀천을 나누는 구태한 정치인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경선 후보가 국민의 직업을 계급으로 인식하는 전근대적 인식수준을 가져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노동 천시 인식에 인종차별까지, 저급한 사회인식을 얼마나 더 내보일 작정이냐”라며 “이런 사고로 별이 되겠다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비판했다.

여 대표는 “생명까지 위협 받아가며 손발로 일하는 시민들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천박한 노동으로 취급하는 인식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헌법 가치에 대한 도전”이라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것도 모자라 무한경쟁에 내몰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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