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침투설 방송 전력 대선주자 장성민은 억울하다고요?
북한군 침투설 방송 전력 대선주자 장성민은 억울하다고요?
[비평] 국민의힘 대선주자 면접서 “억울한 누명” 주장
사회자 제지 않고 오히려 의혹 제기, 문제적 주장 무대 깔아준 장성민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같이 파편을 맞았다.”

장성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9일 대선 주자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한 발언이다. 이날 면접관으로 참석한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과거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의 편향성을 지적한 뒤 ‘5·18 북한군 특수군 침투설 방송’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2013년 장성민 예비후보가 진행한 ‘장성민의 시사탱크’(이하 시사탱크)에서 5·18 북한군 침투설을 여과 없이 방송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장성민 예비후보는 이렇게 답변했다.

“(방송에서) 제가 한 얘기가 아니라 출연자가 한 얘기다. 1, 2부로 하기로 돼 있는데 1부는 발언을 다 듣고 2부에서 검증할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출연진이 일주일 간격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제가 방송할 때만 해도 하자가 없어서 3~4일 조용했다. 그런데 채널A에서 무리한 사람 불러다 무리한 얘기하는 바람에 그게 터져서 종편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같이 파편을 맞았다.”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면접 중계 화면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면접 중계 화면

TV조선 보도에는 논란이 없었는데 채널A 때문에 ‘도매급’으로 논란이 됐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시사탱크’는 5월 13일 오후에,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은 15일 오후에 방영했다. ‘시사탱크’ 방영 직후인 14일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하는 유언비어를 유포한 TV조선에 강력 항의한다”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15일 오전 홍영표·홍종학·노웅래·최민희 의원은 “5·18의 의미와 가치를 무너뜨려 시청자들이 5·18의 진실을 호도하도록 조장했다”며 TV조선 ‘심의’를 신청했다. 채널A 방송 이전에 이미 논란이 된 것이다.

내용 측면에서 두 방송은 차이가 있었을까. TV조선은 당시 광주에 간 적은 없다고 밝힌 북한군 장교 출신임을 주장하는 임천용씨를 인터뷰했고, 채널A는 본인이 광주에 투입됐다는 주장을 한 탈북자 김명국(가명)씨를 인터뷰했다. 방송 자체만 놓고 보면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김명국씨의 발언이 더 논란의 소지가 컸던 건 사실이다.(이후 김명국씨는 발언이 허위임을 실토했다.)

하지만 ‘북한군 침투설’을 여과 없이 다뤘다는 점에서 두 방송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당시 ‘시사탱크’에 출연한 임천용씨는 “5·18을 전후로 북한 특수부대 1개 대대 약 600명이 광주에 내려왔다”며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고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라고 발언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 ‘관계자 징계 및 경고’로 두 방송에 같은 수준의 고강도 제재를 결정한 것도 두 방송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회자인 장성민 예비후보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그는 문제가 되는 발언을 제지하기는커녕 “탈북자들의 직간접적 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시민들이 빨갱이, 폭도, 간첩으로 매도된데 대한 의구심을 해결한 결정적 증거와 단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북한의 특수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되어 있는지 그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사탱크’에 출연한 임천용씨의 발언이 ‘오락가락’한 점도 방송의 문제를 드러낸다. 그는 2006년 11월 한국논단과 인터뷰에서 “북한군의 5·18 침투인원은 450명이고 모두 서해안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TV조선 인터뷰에서는 북한 특수부대 600명이 침투했으며, 3차에 걸쳐 해상과 땅굴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애초에 제작 과정에서 기본적인 검증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기에 일관되지 않은 발언이 걸러지지 않았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갈무리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갈무리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갈무리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갈무리

장성민 예비후보는 2회에서 ‘반박’을 본격적으로 다룰 계획이었다고 하지만 문제는 찬반 양론으로 다루며 ‘논쟁’하는 식으로 풀어낸 구성 자체에 있다. 5·18 북한군 침투설은 주장 자체가 악의적이고 근거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검증’의 관점에서 다룰 영역이다. ‘논쟁’의 영역으로 다루는 순간 허위 주장에 힘을 싣게 된다. 그간 지상파 방송사들, 특히 보수 정부 시절 공영방송조차도 이 같은 주제를 다루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장성민 예비후보와 TV조선은 그간 인터넷 커뮤니티, 일부 극우 언론 등을 통해 유포되는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주류 언론’이라는 무대를 제공했다. 실제 이후 유튜브상에 유포되는 5·18 북한군 침투설은 TV조선, 채널A 방송을 인용한 경우가 많았다. 이들 방송이 악의적 주장에 ‘공신력’을 부여해준 셈이다.

‘시사탱크’가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는 사실도 심각성을 방증한다. 심의 당시 정부여당 추천 권혁부 방송심의소위원장은 “사실관계 확인이나 증언에 대한 허구성을 사전에 검증하지 못한 잘못이 명백하다”며 “사실관계가 규명됐고 일반적 평가나 법적 판단이 확립되어 있음에도 여과 없이 방송해 방송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위반했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 뿐이 아니다. ‘시사탱크’는 이후에도 막말과 편파진행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시사탱크’는 MC 문제 때문에 너무 자주 올라온다. 진행자가 왜 주관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하나.” 박근혜 정부 당시 김성묵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의 지적이다. 역대 시사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많은 심의 제재(행정지도 포함)를 받은 프로그램이라는 진기록을 낳았고, 이는 TV조선 ‘재승인 탈락 위기’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해당 방송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장성민 예비후보가 억울해 할 만한 상황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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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2021-09-15 16:14:06
인간이 뻔뻔해지면 어디까지 인가를
알 수 없게 만든 비인간
김대중 적통이라던 그 쥐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