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올마이티 미디어 대표의 SBS 인터뷰 발언이 논란이다.

조 대표는 12일 오후 SBS 8뉴스 인터뷰에서 “사실 (뉴스버스가 보도한) 9월2일은 우리 (박지원 국정)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 이진동 기자가 치자고 결정했던 날짜다.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지난 7월21일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관련 자료 등을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에 제보했고,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첫 보도를 시작했다. 보도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달 11일 조 대표가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난 사실이 확인된 뒤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보도 날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조 대표 인터뷰 발언에 파문이 일었다. 문화일보는 13일자 사설 제목을 “조성은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날짜 아니다’”라고 뽑은 뒤 SBS 인터뷰 발언을 근거로 “두 사람이 ‘고발 사주’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원장이 결백하다면 직책과 양심을 걸고 국민 앞에 대화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사퇴 요구가 나올 정도”라며 여권을 강하게 압박했다.

▲ 범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가 12일 오후 SBS ‘8뉴스’ 인터뷰에서 꺼낸 발언이 논란이다. 사진=SBS 8뉴스 화면
▲ 범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가 12일 오후 SBS ‘8뉴스’ 인터뷰에서 꺼낸 발언이 논란이다. 사진=SBS 8뉴스 화면

논란이 되고 있는 조 대표 발언은 유튜브 채널 ‘SBS뉴스’에 업로드한 30분 풀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을 뿐 5분 분량의 SBS 8뉴스 본방송에선 편집됐다. 인터뷰 후 해당 발언이 언론과 정치권이 가장 주목한 대목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이와 같은 SBS 8뉴스 편집 판단에 궁금증이 커진다.

SBS 보도본부 내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SBS 측은 고발사주 의심을 받고 있는 당사자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관한 조 대표의 ‘추가자료’에 집중했다. 실제 이날 SBS 인터뷰 보도 제목은 “조성은 ‘손준성·김웅 입증할 추가 자료 제출’”이었다.

조 대표는 SBS 인터뷰에서 그간 텔레그램에 언급됐던 손준성·김웅 두 사람이 실제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SBS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우리 인터뷰 핵심은 조 대표가 고발사주 의혹의 진실한 제보자인지 그렇다면 이를 입증할 만한 다른 단서와 증거를 갖고 있는지 묻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해도 조 대표가 박 원장과 보도 시점을 조율한 것처럼 해석되는 “원장님이 원했던 보도 날짜” 발언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본방송에서 이를 편집한 까닭이 명쾌하게 납득되지는 않는다.

SBS 측은 조 대표가 인터뷰 전반에서 박 원장 개입은 없었다는 취지로 대답했고 또 앵커의 재질문에도 박 원장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부인했기 때문에 논란의 발언을 본방송에서 편집했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는 “원장님이 원했던 날짜” 발언 후 “위험성이 있거나 당사자가 이를 듣고 인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발사주 의혹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는데, 이에 김용태 SBS 앵커는 “(박지원 원장과) 이 건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다시 확인을 하시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 대표는 “그럼요”라고 대답한다.

한 인터뷰에서 조 대표 발언이 다소 오락가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박 원장과 고발사주 의혹을 상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는 게 SBS 측 판단으로 보인다.

앞서 말한 SBS 관계자는 “SBS가 조 대표 발언을 가렸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풀영상을 통해 다 공개했다”며 “인터뷰 내용 가운데 어느 것이 중요하고 부각할 것인지는 우리 인터뷰를 인용하는 매체와 시청자들 판단”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논란의 지점과 남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13일 메인뉴스에서 추가로 다룰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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