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대중문화 관련 규제나 특별행동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한중 문화교류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중국 대사관 측은 “한류 겨냥이 아니다”라며 특별행동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최근 중국 광전총국(방송 규제기구)을 중심으로 대중문화 분야 규제가 발표되고, 국가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에서 ‘칭랑’(인터넷 정화운동) 특별 행동을 발표했다. 특히 대중문화 분야 규제 가운데 ‘냥파오’(경극처럼 기형적 분장을 금지하는 것)라는 용어 때문에 한국 언론에 ‘여성처럼 꾸미는 남성 아이돌 출연이 금지된다’는 식으로 보도돼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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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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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한 특별 행동인 칭랑(중국의 인터넷 정화운동)은 팬덤에 대한 관리강화 방안을 담았다. 이와 관련해 한국 연예인의 중국 팬클럽 계정이 정지된 일도 한국 언론 관심사였다. “中웨이보, 아이유등 韓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 추가 정지”(동아일보), “공포의 中정풍운동… BTS→장원영 등 韓연예인 웨이보 팬클럽 ‘숙청’”(YTN), “BTS·블랙핑크 팬클럽 쑥대밭… 중국의 칼, K팝 정조준”(국민일보)와 같은 보도가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SNS 웨이보에서 BTS, EXO, 아이유, 블랙핑크 로제, 레드벨벳 슬기 등 팬클럽 계정이 정지됐다는 것이다. BTS 지민의 팬클럽이 지민의 생일을 기념해 돈을 모아 매체 광고를 낸 것에 팬클럽 계정 중지 조치가 취해졌다. 그 외 20여개 팬클럽들이 이용 정지됐다. 보도들은 이런 흐름이 K팝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주한 중국 대사관은 8일 한국 연예인 팬클럽 규제가 한류 겨냥이 아니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최근 중국 정부는 연예계 및 ‘팬덤’의 혼란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칭랑’ 특별 행동을 벌였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연예인을 포함한 일부 연예인의 팬클럽 계정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언론에서는 이에 관심을 기울이며, 이는 중한 문화 교류에 지장을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고 심지어 중국의 관련 조치가 한국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최근 중국 연예계 스타들 사이에 세금 탈루, 성범죄 및 마약 등과 관련된 도덕 상실 사건들이 빈발하고 있어서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유명 외국계 가수가 강간죄 혐의로 구속됐고, 한 배우가 여러 차례 야스쿠니 신사를 참관했다가 중국 국민들의 질책을 받기도 한 상황을 거론하며 “이와 함께 중국의 인터넷 공간에서의 ‘팬덤’ 문제가 갈수록 불거지고 있는데, 각 팬클럽 상호 간 욕설과 비방, 악의적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팬클럽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팬들을 상대로 자금을 모으고 응원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강요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그 예로 일부 팬들이 아이돌 투표를 위해 요거트를 박스 채로 구입해 요거트 뚜껑 안쪽에 적힌 QR코드를 스캔한 뒤 하수구에 쏟아버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대사관 측은 ‘칭랑’ 운동이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일수록 솔선수범해 사회에서 긍정적이고 올바르게 행동하고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본보기가 돼야 한다”며 “중국 정부의 관련 행동은 공공 질서와 양속에 어긋나거나 법률과 법칙을 위반하는 언행만을 겨냥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정상적 교류에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 측은 특히 “내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이라며 “중한 우호 협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것은 시대 추세와 민심에 맞고 중한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 우리는 한국 측과 문화 교류를 계속 강화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문화 교류 및 협력을 권장하며 지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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