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터넷 매체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다.

윤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 관련해 이날 오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입장을 밝힌 뒤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정치공작과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겨냥한 뉴스버스와 뉴스타파의 의혹 제기에 불쾌감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하고, 인터넷 매체에 하지 말고, 국민들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의원들은) 면책 특권 뒤에 숨지 말고 제소자 들먹이지 말고, 문제를 제기할래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윤 후보는 “어디 인터넷 매체가 한번 보도하면 정당의 전현직 대표, 의원, 위원장이 벌떼처럼 나서서 떠든다”며 “치사하게 숨어서 의혹 제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뉴스버스는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선을 앞두고 김웅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여권 인사를 겨냥한 고발장을 건넸다는 의혹을 보도했고, 뉴스타파는 경찰 자료를 입수해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을 보도했다. 

윤 후보는 “내 처의 주가조작 의혹이 특수부에서 1년6개월째 (수사)하는데 당시 경찰청 2013년 내사 첩보 보고서인가 그게 어떻게 뉴스타파에 유출이 됐으며 뉴스타파가 공개하고 나니까 메이저 언론이 벌떼처럼 보도한다”고 다소 흥분된 톤으로 말했다. 

윤 후보는 의혹 보도 자체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메이저언론이 아닌 ‘인터넷매체’에 불과하다는 뉘앙스로 발언을 이어갔다.

본지 기자가 “보도 근거로 ‘손준성 보냄’이라고 쓴 텔레그램 채팅창 캡처가 있는데 그 정도는 보도할 만하지 않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출처와 작성자가 딱 드러나지 않으면 괴문서”라고 답했다. 

이에 “그럼 이런 식으로는 보도할 수 없다고 보느냐, 언론에서는 (텔레그램 채팅창을) 근거라고 보고 보도하고 있다”고 재차 묻자 윤 후보는 “그걸 가지고 첫 번째 보도는 할 수 있다고 치자. 정치권이 이렇게 할 일은 아니다. 확실하게 (제보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청부 고발’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의 관련 기사 목록. 사진=뉴스버스 홈페이지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청부 고발’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의 관련 기사 목록. 사진=뉴스버스 홈페이지 갈무리

기자가 다시 “메이저 언론이 아니면 의혹 제기 보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작은 언론, 메이저언론을 말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제대로, 이를테면 뉴스타파나 뉴스버스가 하고 그리고 나서 (다른 언론사가) 달라붙을 것이 아니라 차라리 뉴스를 그런 곳(메이저 언론)에 줘서, 독자가 많은 데서 시작하는 게 좋은 거 아니냐”며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 던져 놓고 따라가지 말고 독자 많은 KBS나 MBC에서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전혁수 뉴스버스 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차별적 발언이라 생각한다”며 “저희도 정기간행물 등록을 한 정식 등록 매체”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연히 우리는 언론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한 것”이라며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가 나갔던 것만으로 저런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언론관이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 캠프는 지난달에도 언론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윤 후보 측 신지호 국민캠프 정무실장은 ‘원전 발언’ 논란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며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인터뷰 내용에서 논란이 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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