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 70%는 아직 네이버 모바일 언론사 편집판에 ‘심층기획’ 코너가 도입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심층기획’ 탭을 실제로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0명 중 1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언론사 편집판에 심층기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편한 사실에 대해선 ‘잘했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 결과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7월29일 실시간 주요뉴스나 속보 등으로 구성되던 언론사 편집판에 기획기사를 별도로 볼 수 있게끔 ‘심층기획’ 탭을 신설했다. 31일 현재 조선일보는 이 탭의 이름을 ‘재난지원금이 궁금해’로, 동아일보는 ‘與 언론재갈법 폭주’로, 중앙일보는 ‘추석 전 70% 가능할까’로, 경향신문은 ‘언론중재법 논란’으로, 한겨레는 ‘국민지원금의 모든 것’으로 바꿔 관련 기사들만 노출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언론재단의 이번 조사에서 심층기획 보도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명 중 3명꼴인 74.5%(매우 많음 10.5%, 약간 있음 64.0%)로 나타났으며, 심층기획 기사를 어떻게 접하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에선 ‘우연히 관심 있는 기사를 접하면 보는 편이다’(66.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7월29일부터 달라진 네이버 모바일 언론사 편집판. 심층기획 탭을 신설했다. ⓒ네이버
▲7월29일부터 달라진 네이버 모바일 언론사 편집판. 심층기획 탭을 신설했다. ⓒ네이버
▲한국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 결과.
▲한국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 결과.

네이버 모바일 언론사편집판에 ‘심층기획’ 탭이 도입된 사실에 대해선 53.7%가 ‘개편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개편 사실을 알고 있고, 어떻게 개편했는지도 안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심층기획’ 탭을 이용한 적 있다는 응답률은 10.8%에 그쳤다. 어떤 식의 개편이 진행됐는지 설명한 뒤 개편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에선 54.1%가 이번 개편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잘못했다’를 선택한 비율은 4.2%였다. 41.7%는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층기획’ 탭을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밝힌 108명에게 4개 항목(이용 편의성, 내용의 심층성과 흥미성, 기획의 다양성)에 대한 평가를 요청한 결과에선 4개 항목 모두 긍정 평가가 최저 63.9%(내용이 흥미롭다)에서 최고 81.5%(접근이나 이용이 편하다)로 부정 평가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심층기획 탭이 많이 알려지고 활성화될수록 이용자들의 언론사 편집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번 개편을 긍정 평가한 541명은 5가지 긍정 평가 이유(중복선택) 중 ‘기존 속보 위주 기사 제공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음’이란 대목에 가장 높은 동의율(95.6%)을 보였다. 반면 이번 개편을 잘못했다고 평가한 소수(42명)의 응답자들에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에선 ‘심층기획이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오‧남용될 수 있음’이란 대목에 88.1%가 동의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이 같은 설문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31일 발표하며 “언론사의 자체 플랫폼보다는 포털이나 소셜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뉴스를 많이 이용하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이용자들이 뉴스를 보기 위해 많이 찾는 포털에 심층기획 기사 비중을 높이는 정책은 평소에 심층기획 기사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이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언론사 편집판 개편이 네이버상의 뉴스 서비스에 있어서 심층성을 보완할 수 있는 조치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언론사가 생산하는 심층기획 기사의 품질을 높이는 노력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네이버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2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설문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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