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아침프로그램에 방영일수 보다 많은 독립제작사들의 경쟁을 통해 프로그램 방영여부를 결정하는 관행에 대해 지나친 시청률 지상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방송은 아예 시청률을 기준으로 방영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MBC의 <생방송 아주 특별한 아침>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가 대표적 사례다.

<아주 특별한 아침>은 주 5일 방송으로 6개의 독립제작사가 하루에 한 프로를 맡고 남는 한 제작사는 한 주를 쉬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2001년 말부터 프로그램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이른바 ‘상벌제’라는 독특한 제도를 채택했다.

그러나 상벌제는 애초의 도입취지와는 달리 시청률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한 주 평균 시청률이 6% 이상일 경우 이 보다 1% 이상이 높은 제작사에게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반면, 5일 동안 방영한 5개 사 중 시청률이 5등인 제작사는 2주 뒤 1주를 쉬도록 벌을 주는 식이다.

역시 주 5일 방송을 하는 <임성훈과 함께>도 한 제작사(연예플러스)에만 고정적으로 하루를 방영일을 주고 나머지 4일은 5∼6개 제작사가 시청률 경쟁을 벌이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도입된 이 제도는 애초 4% 이하의 시청률이 나온 제작사에게 한 주 쉬도록 했으나 지난달부터 같은 시간대 경쟁사(KBS SBS)와 비교해 3사중 2위를 기록한 방송의 시청률 보다 2%가 낮을 경우 2주 동안 쉬도록 하는 일종의 패널티다. 반면, 시청률이 7%가 넘으면 제작비와 별도로 100만원이 인센티브로 추가 지급된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되는 KBS <열린 채널>도 경쟁시스템을 도입, 현재 7개 독립제작사가 주 5일 방영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방영여부는 제작사가 얼마나 스타급 연예인을 섭외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시청률이 나올만한 출연자 섭외를 못하면 누락된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가장 먼저 경쟁시스템을 도입한 SBS <한선교의 좋은 아침>도 5일을 두고 7개사(개편뒤 6개사)에게 경쟁을 시킨 뒤 아이템 회의를 통해 누락여부를 결정한다.

<아주 특별한 아침>을 만드는 제작사 PD는 “제작사 입장에선 시청률 때문에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제작보다는 자꾸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부담이 있다”며 “이같은 제도가 전례가 돼서 다른 프로그램에까지 전달되면 앞으로 외주 프로그램의 시청률 지상주의는 더욱 굳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행복채널> 제작사 관계자도 “방송사간의 시청률 경쟁에 프로그램 제작사끼리의 경쟁까지 더하게 된 상황”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시청률을 위한 제작만 하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사 담당자들은 시청률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경쟁 체제가 아니면 프로그램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MBC 유창영 외주팀장은 “아침프로에서 낮은 시청률은 프로그램을 못 만들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자료”라며 “최소한의 리스크 부담을 덜고, 프로그램의 퀄리티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KBS 이금보 PD는 “경쟁을 통해 좋은 프로가 나온다”며 “외주사가 영세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 전수진 PD는 “경쟁시스템에 의해 프로그램이 장수했다”며 “다른 곳보다 제작비도 더 많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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