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MBC 뉴스데스크 방송분의 70% 이상이 사전 제작한 녹화물임에도 생방송 뉴스인 것처럼 방영했다며 왕종명 앵커와 박성제 MBC 사장을 비판했다. MBC노동조합(3노조)의 문제 제기에 이은 비판이다.

MBC 측은 코로나 국면인 데다 AR·VR 등 기술 활용 시 오작동 방지, 각종 인터뷰나 대담 등 사전 녹화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왜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3노조는 지난 26일 “24일과 25일 뉴스데스크의 상당수 리포트가 앵커멘트까지 사전 제작된 녹화물인데도 생방송 뉴스인 것처럼 방영했다”며 “왕종명 앵커가 본인의 출연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오면서 여성 앵커 비중은 줄어들었고 그러다보니 왕종명 앵커 혼자 뉴스 도중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대담도 하고 스크린 앞에도 서야 했기 때문에 사전녹화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3노조는 “왕종명 앵커는 ‘본인의 개인적 사유로 생방송 뉴스를 하기 어렵다’고 내부 관계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방송사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해치는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판단하며 뉴스데스크 녹화 방송이 얼마나 관행화됐는지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길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25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지난 25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도 27일 “MBC 뉴스 사전녹화 대국민 사기극, 박성제 사장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을 통해 “실제 방송에 나간 멘트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관계를 보도한 것이 아니라 사후 검열을 통해 가공한 내용으로 보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MBC는 앵커 교체, 여자 앵커와의 역할 균등 분배 등 충분히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도 사전녹화를 강행하며 국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시사, 보도, 토론, 운동경기 중계 등의 프로그램 또는 그 내용 중 일부가 사전 녹음, 녹화방송일 때는 생방송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방송통신심의규정 제55조 위반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MBC 측은 사전 녹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일축했다. MBC 정책협력부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사전 녹화가 무엇이 문제냐”며 “대담이나 인터뷰 같은 경우 특히 방송 전문가가 아니면 프라임 시간대에 진행되는 생방송에 대한 부담 등으로 녹화로 진행하기도 한다. 해외특파원을 연결하는 경우도 (시차 등 이유로) 사전 녹화를 하는 등 다양한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MBC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스튜디오 안에 많은 인원이 상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앵커를 번갈아하는 등 문제로 사전 녹화를 하기도 한다”며 “AR·VR 기술을 사용하는 뉴스의 경우 생방송 중 오작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전 녹화를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뉴스데스크처럼 메인뉴스 시간에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라이브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것 같은데 대부분 방송 리포트는 사전에 제작한 것을 뉴스 시간에 방영한다”며 “비판이 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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