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와 JTBC 기자들 10명 중 9명꼴로 올해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위원장 김도년)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180명, 64.1%) 가운데 92.8%가 ‘올해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지난 25일 노조가 발행한 ‘중앙노보’를 보면 ‘이직을 생각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7.2%에 불과했다. ‘자주 이직을 생각한다’ 32.2%, ‘가끔 생각해 본 적이 있다’ 25%, ‘당장은 없지만 좋은 제안이 오면 이직할 용의가 있다’ 35.6%로 총 92.8%가 이직에 대해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사진=중앙그룹.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사진=중앙그룹.

중앙일보·JTBC 기자들이 이직을 생각하는 이유로는 ‘낮은 임금과 복리후생’(73.7%·복수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불확실한 언론 환경과 회사의 비전이 우려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70.7%에 달했다. ‘공채가 아니면 자존감 떨어질 정도의 연봉과 처우’, ‘디지털 강화로 업무 강도는 커지지만 보상은 없는 현실’ ‘지켜지기 쉽지 않은 일과 삶의 균형’ 등의 의견도 있었다.

중앙일보·JTBC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치 임금에 대한 인상을 진행 중이다. 중앙일보·JTBC 기자들 87.2%는 현재 연봉에 낮다고 생각했다. ‘높다’에 응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현재 연봉에 ‘불만족’ 하는 중앙일보 기자들 상당수는 2년치 임금이 ‘7%’(74.4%) 이상 올라야 한다고 응답했다.

노조는 중앙일보가 한국기자협회의 ‘2021년 기자 여론조사’에서 디지털 전략을 가장 잘 실천하는 언론사로 2년 연속 꼽혔지만, 정작 보상 소식은 없어 퇴사를 고민하는 조합원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디지털 혁신을 강화하는 언론 환경에서 중앙일보·JTBC 기자는 언론계 영입 1순위로 꼽힌다. IT·플랫폼 업계의 급격한 성장으로 홍보 전문 인력이 필요한 벤처·스타트업 기업 역시 영입 1순위로 메이저 언론 기자 직군을 꼽는다. 문장력과 여론·정무 감각이 뛰어난 인재를 찾기 쉬우면서도 다른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앙일보의 A기자는 노보에서 “본지 기자가 플랫폼 기업으로 이직하기만 하면 연봉이 2~3배씩 뛴다. 기자로서 갖는 자부심이 연봉을 크게 높여 이직한 주변 사례를 들으면 한순간에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7월 중앙일보 노동조합은 주요 통신사·종합지·경제지 15곳의 지난해 입사한 신입 기자 초봉을 취합했다. 그 결과 중앙일보는 조사 대상 언론사 15곳 중 8번째였다. 중앙일보보다 초봉이 높은 곳은 조선일보, 연합뉴스,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아시아경제 등(연봉 순 아님)이라고 밝히며 중견 경제지보다 초봉이 낮아진 점을 비판했다.

노조는 “여기에 주택 가격과 전·월세 폭등으로 주거 안정성을 위협받는 조합원이 느는 상황에서 2억원 한도의 사원 대출 제도를 내놓은 경쟁사(조선일보) 소식은 조합원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B기자는 노보에서 “한동안 회사는 재무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영업 실적도 선방하고 있다. 집세는 물론 생활물가 전반이 오르는 상황에서 적적한 임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사를 떠나야 할 이유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련 기사 : 중앙일보 노조가 주요 신문사 신입 기자 초봉 공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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