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새로운 뉴스 큐레이션 시스템 ‘카카오뷰’가 공개된 지 20일이 지났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참여한 몇몇 언론 사이에서 불만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네이버의 유료 뉴스 구독 시스템 ‘프리미엄 콘텐츠’도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의 새로운 뉴스 큐레이션 시스템 역시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뷰 관련 홍보용 이미지. 사진=카카오
▲카카오뷰 관련 홍보용 이미지. 사진=카카오

본격 런칭 20일… 언론들 사이에선 불만 속출

카카오뷰는 지난 3일 베일을 벗었다. 카카오뷰는 모바일 카카오톡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PC등을 통해서는 제공되지 않는 서비스다.

그동안 카카오톡에서 뉴스를 볼 경우 채팅창 우측에는 ‘샵’(#)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자리에 카카오뷰가 배치됐다. 구독은 채널 추가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카카오는 누구나 쉽게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이 같은 변신에 나섰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플랫폼 ‘브런치’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보드’라는 창에 콘텐츠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유료 구독 시스템 프리미엄 콘텐츠를 도입한 가운데 카카오 역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황. 그러나 본격 런칭 20일 만에 호평보다는 혹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네이버에 프리미엄 콘텐츠는 지난 5월 공개됐다. 주요 매체 구독자 수는 수백명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초반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카카오에 대한 언론들의 평가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관련 기사 : 출범 두달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매체 ‘울상’인 이유]

언론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많은 큐레이션 보드 △트래픽 급감 △홍보 부족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비전이 보이지 않는 카카오의 뉴스 서비스 전략 등이다.

▲카카오뷰 관련 이미지. 사진=카카오뷰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뷰 관련 이미지. 사진=카카오뷰 홈페이지 갈무리

N분의 1로 들어간 언론들, 트래픽도 급감

현재 카카오뷰에는 총 3000개가 넘는 보드가 생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샵 시스템을 통해 뉴스를 제공했던 언론들은 3000개 중 하나의 보드에 그치게 됐다. 3000분의 1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트래픽 감소가 이뤄졌다.

A종합일간지 관계자는 “그동안 카카오나 다음을 통한 트래픽은 온라인 전략상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며 “포털사이트 점유율 자체가 낮다 보니 관심 대상 밖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카카오뷰 시스템이 들어오면서 트래픽 급감 현상이 나타나자 경영진에서도 ‘어떻게 된 거냐’라며 알아보라는 주문이 들어왔다”며 “N분의 1로 입점해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인데 난장판 수준아닌가”라고 덧붙였다.

B경제지 관계자는 “카카오뷰에 대한 홍보도 전혀 없는 상황 아닌가”라며 “콘텐츠 제공 방식도 용이함을 중시한 공급자 중심이지 수용자 중심이 아니다”고 전했다.

트래픽 감소는 자연스레 언론들의 수익 문제와도 직결되고 있다. 보드를 만들고 편집하는 업무가 매체 입장에서는 늘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투자 대비 전혀 효율이 맞지 않아 서비스 자체를 중단해야 하는 고민도 있다.

B경제지 관계자는 “대게 편집 인력들에게 카카오뷰 업무가 추가된 상황일 것”이라며 “투자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면 언론 입장에서 카카오뷰에 참여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카카오뷰 관련 이미지. 사진=카카오뷰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뷰 관련 이미지. 사진=카카오뷰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 서비스 빼기 위한 사전 작업 아닌가” 목소리도

구조상 문제에 대해서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카카오뷰는 ‘관심 있는 주제’를 별도 설정할 수 있다. 혹 자신이 추가한 채널의 보드가 카카오뷰에 뜬다. 그렇지만 찾고 싶은 콘텐츠를 직접 찾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C경제지 관계자는 “일단 사용법 자체가 개별 콘텐츠보다는 보드 중심”이라며 “진정으로 콘텐츠 수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검색 기능이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뉴스 전재료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과 카카오뷰 등장이 겹치면서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카카오가 뉴스 서비스를 빼기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근 카카오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심사 기준을 통과한 콘텐츠 제휴(CP)사들과 2년 전재료 계약을 맺었다. CP사는 ‘인링크’를 통해 뉴스를 볼 수 있는,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볼 수 있는 매체다.

B경제지 관계자는 “언론들 입장에서는 다음을 통한 뉴스 유입보다 카카오샵을 통한 유입이 더 높은 상황이었다”며 “이 프로세스를 바꾸려고 하는 것은 결국 뉴스 서비스를 포기 하려는 작업 아닐까 싶다”고 했다.

D경제지 관계자는 “최근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권 문제로 논란이 많다 보니 2년의 시간을 덜어두고 뉴스를 빼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 아닌가”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카카오뷰에서 언론을 이렇게 홀대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카카오뷰 관련 이미지. 사진=카카오뷰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뷰 관련 이미지. 사진=카카오뷰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 “아직 사업초기… 마케팅도 점차 늘릴 것”

카카오는 오히려 카카오뷰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중심의 트래픽 확보가 쉬워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홍보 부분에서는 향후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트래픽은 보드 운영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카카오뷰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언론사들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 언론사에서 5~10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매체명을 드러내지 않는 형태”라며 “다양한 유저 타깃층이나 취향 등을 고려하는 카카오뷰 특성을 살려 활용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서비스 출시 초기인 만큼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이 있을 수 있으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출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편리한 활용을 위한 콘텐츠 등을 제작‧배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언급한 ‘뉴스 서비스 포기설’에 대해서는 “카카오가 콘텐츠 서비스 전반적으로 이용자 자율성과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으며 포털 다음 운영 및 뉴스 서비스에 대한 큰 변화는 확정한 바 없다”며 “다양한 이용자들의 니즈를 면밀하게 살피고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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