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기간 논란을 불렀던 MBC가 23일 관련 조사 결과를 밝혔다. 민병우 보도본부장이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겠다고 사임하면서 책임자 조치는 일단락된 모양새다.

MBC는 이날 “민병우 보도본부장은 도쿄 올림픽 방송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23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은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관리책임과 관련해선 송민근 스포츠국장이 교체된다. 조능희 MBC플러스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 대해서도 엄중 경고를 했다고 MBC는 밝혔다.

제작진의 경우 MBC 및 MBC플러스(파견근로) 구성원에 대해 양사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MBC는 지난달 23일 올림픽 개막식 중계 당시 우크라이나에 ‘체르노빌 원전 참사’ 사진, 아이티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 자막을 쓰는 등 참가국 비하 논란으로 비판 받았다. 이후 대한민국 대표팀과 축구 경기에서 자책골을 넣은 상대국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자막, 유튜브 채널의 김연경 선수 인터뷰 자막 왜곡 논란 등이 이어졌다. 일부 경기를 중계·해설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지탄 받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노·사 및 외부인사가 참여한 방송사고 조사위원회는 문제의 원인을 △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등 공적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 미흡 △방송심의 규정 등 관련 규정과 과거 올림픽 사례에 대한 교육 부족 △국제 대형 이벤트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 미비 △제대로 수립되지 않은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 등으로 요약했다.

특히 조사위는 참가국 소개 논란이 인류 문화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방송강령을 어겼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도 불거졌던 문제가 재발했다고 지적했다. 원인은 “스포츠와 같은 특정 프로그램의 제작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방송 준비에 혼선이 있었던 것”이라 판단했다.

MBC는 향후 ‘MBC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해 전반적인 제작시스템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MBC는 “조사위 권고에 따라 개인의 판단 또는 실수로 부적절한 자막과 사진, 자료화면 등이 방송되지 않도록 스포츠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라 밝혔다.

한편 민병우 보도본부장 후임으로는 박준우 선거방송기획단장(국장)이, 송민근 스포츠국장 후임으로는 성장경 통합뉴스룸 탐사기획에디터(부국장)가 23일자로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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