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언론인들과 취임 뒤 첫 공식 간담회를 갖고 언론보도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에는 26개 언론사의 논설·해설위원이 참석해 2시간 남짓 돌아가며 발언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언론이 어떤 사안이나 정책을 놓고 구체적으로 평가하면 반론할 수 있는데 ‘우왕좌왕’ ‘혼선’ 등 두루뭉실하거나 포괄적으로 평가해 반론하기가 어렵다”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한 방송사 해설위원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으로부터) 칭찬보다는 꾸중을 많이 들었다”며 “조언하고 비판하는 게 언론의 사명인 만큼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갖고 있는 정보와 관점이 서로 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주한미군 문제를 예로 들어 “동북아 질서유지를 위해 미국과 한국 모두에게 꼭 필요하지만 10년 20년 뒤에도 주한미군이 우리의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는데 언론이 이를 모호하게 표현해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되는 바람에 난처했다”고 털어놨다.

또 한 논설위원이 “경제인 기 좀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문하자 노 대통령은 “언론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고 한 중앙일간지 논설위원은 전했다.

이 모임의 성격에 대해 한 참석자는 “국장단이나 사장단 모임이 아니라 전문분야의 칼럼을 쓰고 분석하는 논설위원들을 만난 것을 감안할 때 방미를 앞두고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실용적인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논설·해설위원들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두 분다 솔직한 성격이니 잘 되지 않겠느냐” “하지만 이해관계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성격이 비슷한 두 사람이 만나면 쨍소리가 날 수도 있다” “평화 해결을 원하는 염원을 전했으면 한다” “전달할 것은 꼭 전달해달라”는 등 다양한 의견과 주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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