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이 연이어 자신의 친정 조선일보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조선일보의 ‘기사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이 발행인은 지난달 1일 공개적으로 조선일보를 언급하며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의 기사 베끼거나 인용할 땐 제발 기본이라도 갖추자”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이 발행인이 언급한 조선일보 기사는 “X파일 반박한 윤석열 아내 ‘내가 접객원 쥴리? 그럴 시간도 이유도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다. 해당 기사는 같은 날 온라인에 공개됐으며 지면에도 실렸다.

이 발행인은 “뉴스버스가 전화 인터뷰 한 기사를 그대로 옮기면서 내용의 중요 부분을 거의 그대로 갖다 썼다”며 “그러고도 출처 표시는 ‘한 인터넷 매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인터넷 매체는 1만개에 육박한다”며 “‘한 인터넷 매체’는 출처를 표시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저작권법 위반이다”라고 했다.

이 발행인은 또 “법 위반을 떠나 저널리즘 기본에서 벗어난 행위”라며 “뉴스버스 허락은 물론이고, 인터뷰 내용이 맞는지, 사실 확인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일 조선일보에 실린 “X파일 반박한 윤석열 아내 ‘내가 접객원 쥴리? 그럴 시간도 이유도 없어’” 기사.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지난달 1일 조선일보에 실린 “X파일 반박한 윤석열 아내 ‘내가 접객원 쥴리? 그럴 시간도 이유도 없어’” 기사.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이 발행인의 공개 비판이 있었지만 최근 조선일보가 또다시 뉴스버스 기사를 베끼기 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발행인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조선일보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발행인이 이번에 지적한 기사는 “광복회장 김원웅 부모 미화 만화 제작해 배포한 성남시”라는 제목의 기사다. 해당 기사 역시 13일자 조선일보 지면에 실렸다.

이 발행인이 문제 삼은 부분은 자신들의 취재한 취재원 워딩을 쓰면서 ‘언론 통화에서’라고 언급한 내용이다.

이 발행인은 “출범 갓 50일 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기사를 받아쓰려니 아무래도 자존심이 상했을 법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며 “하루 전날 뉴스버스 기사를 거의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조선닷컴 온라인판에서는 해당 워딩을 쓰며 ‘뉴스버스 통화에서’라고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게 두루뭉술 시늉만 했다”고 전했다.

이 발행인은 “저널리즘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마치 관행인 듯 여겨져 온 이런 비양심적 행위와 선을 긋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포털 역시도 기사를 긁어다 모아 놓은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에 광고를 넣어 돈을 벌면서, 기사 저작권은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3일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광복회장 김원웅 부모 미화 만화 제작해 배포한 성남시” 기사.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지난 13일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광복회장 김원웅 부모 미화 만화 제작해 배포한 성남시” 기사. 사진=조선일보 갈무리

이 발행인은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늘날 언론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이유 중 하나가 무단으로 써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해당 글들을 쓴 취지를 설명했다.

이 발행인은 해당 글을 올릴 당시 조선일보와 함께 뉴스버스 기사를 인용한 중앙일보, 세계일보 등 ‘레거시 미디어’(전통 매체)에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레거시 미디어들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언론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면 베껴쓰기 관행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털사이트가 등장하고 나서 저널리즘 위기라고 많이 하지 않는가”라며 “그동안 언론을 보면 통신 기사 등에 대한 베껴쓰기 관행이 있었는데 이는 언론들이 스스로 신뢰를 좀먹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