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경기관광공사에 내정됐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가리지 않고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 황씨를 내정했다. 황씨는 오는 30일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칠 예정이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사장 지원자 원서 접수를 받았다. 사장 응모 자격은 △관광 마케팅·개발 또는 공기업 분야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 △경영자로서 자질과 품성 △추진력·소통·공익성을 조화시킬 능력 △대외적 교섭능력 중 한 가지를 갖춘 인사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농민신문 기자, 맛 칼럼니스트 길을 걸어온 황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맡기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맛 칼럼니스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출연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모습. 사진=황교익TV 갈무리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지난달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연한 영상을 올렸다. 사진=황교익TV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현 경기도의원은 1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경기관광공사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 있다”며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곳을 중심으로 관광 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이번 황씨 인사청문위원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어 “맛 칼럼니스트라고 하는, 이 분야와 전혀 생소한 인물이 내정된 것은 도민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경기도가 공정을 슬로건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과연 공정한가 의문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황씨와 이 지사 간 개인적 친분이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황씨는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고 지속적으로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황씨는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빈민의 삶으로 그 주변에 욕하고 거칠게 사는 사람들이 많고 거친 삶, 그런 환경 속에서 살게 되면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집어넣게 돼 있다”고 했다.

신 의원은 “황씨는 이 지사 형수 욕설에 관해 그럴 수 있다 옹호할 수 있다고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 이목을 끌었던 사람”이라며 “이 지사를 지지하는 유명인 수준인데 경기도 관광산업을 책임지는 수장 자리를 준다는 것은 명백한 보은인사”라고 꼬집었다.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해할 수 있는 욕설, 이해할 수 없는 욕설이 따로 있는가”라며 “형수 욕설을 편들어주는 인사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보은 인사를 하려고 지사 사퇴를 거부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아울러 민주당 내부에도 번지고 있는 ‘지사직 사퇴론’을 끌고 나왔다. 그는 “‘대깨문’(강성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에 이어 ‘대깨명’인가. 대깨명 출세 시대를 열겠다는 것인가”라며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를 할 건지, 도지사를 할 건지 한 가지만 하라”고 했다.

경기관광공사 측은 이와 관련해 “공개모집 공고도 띄웠고 인사추천위원회 등을 거치며 절차대로 진행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인사추천위원회 명단에는 “비공개 사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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