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소개

‘스피치 인사이트’는 국내 언론이 인용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발언과 국내 대중 여론의 SNS를 분석하여 그들의 발언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영향을 미치는지 데이터로 분석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통해 현재 사회의 이슈가 왜 화제가 되었는지를 분석하며 대중 여론이 해당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해당 이슈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지난 3월4일 총장직을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사퇴 117일 만인 6월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모토를 걸고 화려하게 대통령에 출마했다. 그리고 출마선언 한 달여 만인 7월30일 국민의힘에 깜짝 입당을 했다. 아직까지는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을 포함한 보수후보 중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으로 잠시 치솟았던 지지율이 입당 일주일여 만에 대선후보 적합도가 20% 밑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한국갤럽 지난 3~5일 조사한 대선후보 적합도, 윤석열 19%)까지 나왔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29일 오후 서울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 공식 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29일 오후 서울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 공식 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반면 같은 시기에 격렬하게 대통령 경선을 치르고 있는 민주당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갈등은 ‘명낙대전’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두 후보를 넘어 지지자들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며 위험수준을 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재명 대 윤석열, 이낙연 대 윤석열 가상대결에서 여당의 두 후보가 모두 윤석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또한 여러 공격 속에서도 여권에서 1위를 지켜온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오르더니 최근에는 윤석열 후보를 제치고 여야 주자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 모두 당 안팎에서 공격을 많이 받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아내 문제로 홍역을 치렀거나 치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다. 두 후보 모두 단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현주소는 다르다.

윤석열 지지율 하락은 말이 원인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성인 1천6명을 조사한 보수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후보는 24.3%로 17.3%의 홍준표 의원을 월등히 앞서며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2주 새 4.1% 하락했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 하락이 보수야권에게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여권의 대선 후보 적합도 1위(33.3%)인 이재명 후보뿐만 아니라 2위인 이낙연 후보(20.6%)와의 양자대결에서도 뒤쳐졌다는 점이다.

또 다른 여론 조사에서도 거의 유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지난 6~7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윤석열 후보는 전주 대비 4.0%p 떨어진 28.3%로 나왔다.

▲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추이. 자료 제공=한국사회여론연구소
▲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추이. 자료 제공=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의 여론조사추세를 보자. 7월 19일 ‘주 120시간 노동’과 ‘대구 민란’ 발언이 나왔던 7월 4주에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다 입당과 함께 5.4% 잠시 올랐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 했다’ 등 발언 이후에 다시 급속히 빠졌음을 알 수 있다.

▲ 그림 1) 스피치로그 7월30일~8월9일 입당 선언 이후 윤석열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 564건, 뉴스기사량 1115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 그림 1) 스피치로그 7월30일~8월9일 입당 선언 이후 윤석열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 564건, 뉴스기사량 1115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이것은 뉴스와 여론 빅데이터 전문조사기관 스피치로그를 활용하여 확인한 윤석열 후보의 키워드분석과 일치한다. <그림 1>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7월30일부터 8월9일까지 윤석열 후보 키워드분석은 입당 관련 키워드로 ‘국민의힘, 정권교체, 입당, 이준석’ 등이 보인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의 최대 경쟁자가 이재명 후보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윤석열 후보 개인의 입을 통한 메시지는 ‘부정식품’이 가장 도드라졌으며, ‘부정식품’과 관련해 ‘발언’, ‘논란’ 등의 키워드를 볼 수 있다.

▲ 그림 2) 스피치로그 8월4~9일 윤석열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172건, 뉴스기사량 239건). 그래프=스피치로그
▲ 그림 2) 스피치로그 8월4~9일 윤석열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172건, 뉴스기사량 239건). 그래프=스피치로그

<그림 2>에서 최근 일주일 윤석열 후보 키워드분석을 보면 ‘후쿠시마, 방사능, 원전, 유출’ 등 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안됐다”는 발언이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하게 볼 또 하나의 지점은 뉴스발언건수와 뉴스기사량의 급격한 감소이다. 7월 30일부터 8월 9일까지 윤석열 후보관련 뉴스발언건수는 564건, 뉴스기사량 1,115건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주일인 8월 4일부터 8월 9일까지 뉴스발언건수는 172건, 뉴스기사량 239건에 불과하다. 즉 입당 직후 일시적으로 컨벤션효과가 발생했지만, ‘부정식품’과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발언이 지지율 하락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한 것은 없고 상식에 벗어난 발언들이 반복되면서 언론의 관심도 급격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재명과 이낙연 키워드분석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는 동안 여권의 이재명 후보는 안팎의 집중공격에도 불구하고 1위 수성을 넘어 지지율 상승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인용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는 7월 둘째주 26.9%, 셋째주 25.4%, 넷째주 26.0%, 다섯째주 27.4%, 그리고 8월 첫째주는 28.4%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8월 첫째주에는 전체 후보 중 처음으로 윤석열 후보(같은 기간 29.9%, 30.3%, 26.9%, 32.3%, 28.3%)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동시에 같은 당의 이낙연 후보(같은 기간 18.1%, 19.3%, 18.2%, 16.0%, 16.2%)도 크게 앞섰다. 즉 이재명 후보는 강력한 차기 대선후보인 윤석열,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빠지는 가운데 홀로 상승했다.

▲ 그림 3) 스피치로그 7월22일~8월9일 이재명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1707건, 뉴스기사량 3215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 그림 3) 스피치로그 7월22일~8월9일 이재명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1707건, 뉴스기사량 3215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이것은 스피치로그를 활용하여 확인한 이재명 후보의 키워드분석과 일치한다. 윤석열 후보의 분기점이 출마선언과 입당이었다면, 경선중 이재명 후보의 중요한 분기점은 본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기 시작한 7월 22일로 볼 수 있다.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7월 22일부터 8월 9일까지 키워드분석을 보면 명낙대전이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야권의 최고후보는 윤석열임이 드러난다. 그러나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처럼 정책과 비전과 관련한 키워드가 매우 도드라진다. 특히 기본소득이 매우 중요한 메시지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뉴스발언건수 1,707건, 뉴스기사량 3,215건으로 윤석열 후보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 그림 4) 스피치로그 7월22일~8월9일 이낙연 후보 키워드분석.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 그림 4) 스피치로그 7월22일~8월9일 이낙연 후보 키워드분석.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그림 4>에서 보이듯이 같은 기간 이낙연 후보의 키워드분석을 보면 캠프들 간의 날선 공방이 뜨거웠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같은 시기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으로 정책이슈를 주도한 이재명 후보와 달리 이낙연 후보는 정책이슈를 띄우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 그림 5) 스피치로그 8월1~9일 이재명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 1707건, 뉴스기사량 3215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 그림 5) 스피치로그 8월1~9일 이재명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 1707건, 뉴스기사량 3215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8월에 들어와서도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키워드분석은 같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5>에서 8월1일부터 8월9일 사이 이재명 후보의 키워드분석을 보면, 이재명 후보에게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후보가, 야권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가장 강력한 상대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음주운전과 지사직 사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컸음을 알 수 있는 한편 재난지원금과 기본주택 등 정책이슈가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차지하고 있다.

▲ 그림 6) 스피치로그 8월1~9일 이낙연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 404건, 뉴스기사량 642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 그림 6) 스피치로그 8월1~9일 이낙연 후보 키워드분석 (뉴스발언건수 404건, 뉴스기사량 642건). 그래프=스피치로그 제공

이낙연 후보의 키워드분석을 분석하면 이재명 후보의 키워드분석과 달리 정책이슈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6>에서 8월1일부터 8월9일 사이 이낙연 후보의 키워드분석을 보면, 네거티브 공세가 뜨겁다보니 이낙연 키워드만큼 이재명이 언급되고 있다. 즉 이재명 후보 키워드분석과 마찬가지로 이낙연 후보의 최대 경쟁자가 이재명 후보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키워드분석과 달리 이낙연 후보의 키워드분석에서는 윤석열 키워드나 정책관련 키워드가 보이지 않는다. 즉 야권과의 경쟁보다는 당내 네거티브 공방이 이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책이슈는 역시 띄우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노컷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노컷뉴스

국민은 정책과 비전을 보고 싶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윤석열 후보의 키워드분석을 비교해보면 네거티브에도 불구하고 정책이슈를 사회에 던진 이재명 후보는 지지율이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정책이슈를 띄우지 못한 이낙연 후보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정책이슈 없이 연이은 말실수로 준비부족을 드러낸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급감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국가지도자에 대한 도덕검증도 중요하지만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시점임을 유추할 수 있다. 차기 대선은 코로나시대에 대한 대응과 포스트 팬데믹 이후 한국사회의 길을 밝혀줄 정책과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을 꿈꾸는 잠룡들이 집중해야 할 지점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정책과 비전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스피치로그 데이터 수집 현황

1. 뉴스 : 87개 언론사의 5개 섹션(정치·경제·사회·국제·문화) (2021년 8월)
  ① 중앙일간지 및 지상파, 종편   ② 포털 제휴 언론사   ③ 지역지

2. SNS : 트위터 전체 검색 및 6080개 계정 (2021년 8월)
  ① 키워드에 대한 트위터 전체 검색 수집
  ② 시사 분야에 대한 표본 수집 6080개 계정-뉴스에 1회 이상 보도된 인물 중 1천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계정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수집

3. 유튜브 : 1058개 채널 (2021년 8월)
① 시사 분야 유튜브 채널 중, 1천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수집

4. 커뮤니티 : 12개 커뮤니티 (2021년 8월)
① 가입자 순으로 시사·이슈·자유·전체글 게시판을 보유한 커뮤니티
② 82쿡, 딴지일보, 뽐뿌, 에펨코리아, 루리웹, 이토랜드, 인스티즈, 보배드림, 인벤, SLR클럽, 오늘의유머, ML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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