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경매·판매가 주목 받으면서 언론·잡지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언론계는 NFT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유력 매체들이 NFT로 내놓은 콘텐츠가 수익을 내면서 국내 언론이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뉴욕타임스의 첫 NFT 콘텐츠라는 점을 부각해 칼럼을 경매에 부쳐 56만 달러에 팔았다. AP통신의 보도 사진은 18만 달러에 낙찰됐다. 

NFT는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의미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파일에 구매자 정보 등 고유 인식값을 통해 소유권을 보증하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NFT로 구매한 상품은 실제 경매에서 낙찰받은 상품처럼 소장 가치를 보장 받을 수 있다.

국내 언론 가운데는 MBC, 매일경제(매경이코노미), 한국경제, 씨네21이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 MBC NFT 플랫폼 소개 화면
▲ MBC NFT 플랫폼 소개 화면

MBC는 지난달 28일 NFT 콘텐츠 전용 판매 플랫폼인 ‘아카이브 바이 MBC’ 사이트를 개설해 판매에 나섰다. MBC는 ‘창사 60주년’을 1차 판매 콘셉트로 정해 개국 당시 방송, 컬러방송이 도입된 날 뉴스데스크, 코스피 사상 첫 3000 시대에 진입한 당시 뉴스 자료화면 등을 판매했다. MBC는 ‘무한도전’ 특집 로고, 평양 생방송 현장, ‘내 귀에 도청장치’ 방송사고 등의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해당 사업으로 수익이 날 경우 MBC는 시청자에게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MBC 신사업전략팀 관계자는 “아카이브의 활용이 늘 고민이었다”며 “NFT 시장의 확장성과 더불어 어느 정도는 MBC의 신성장 동력도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는 장기적으로 MBC 콘텐츠 판매를 넘어 타 방송사, 연예 기획사 등과 협업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 한국경제 NFT 홍보 이미지
▲ 한국경제 NFT 홍보 이미지

한국경제는 지난 5일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기사 아카이브를 NFT 플랫폼 메타파이(METAPiE)에 공개해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삶을 압축한 그간의 기사 리스트와 삼성 실적 역사 등을 담은 인포그래픽, 이건희 회장이 1992년과 2002년 한국경제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를 수록했다. 해당 상품은 100만 원이 넘는 금액대로 판매가 시작됐는데 9일 기준 8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영화 잡지 씨네21은 창간호 디지털 리마스터링 복원판 경매를 메타파이를 통해 진행했다. 복원판에는 창간호에 나온 영화배우 안성기, 문성근, 이병헌의 사인 등을 새롭게 담았다. 한정택 씨네21 대표는 “다양한 영화관련 NFT 상품을 정기, 비정기적으로 발행해 한국영화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NFT 시장이 초기 단계인만큼 영화 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영화 NFT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씨네21 창간호 리마스터 버전
▲ 씨네21 창간호 리마스터 버전

매경이코노미는 과거 기사를 가공하는 대신 앞으로 나올 지면과 연계했다. 매경이코노미는 결혼, 출생, 생일 등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추억을 매경이코노미 지면에 반영하고, 이를 NFT로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8일 기준 메타파이를 통해 17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는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최신 기술을 독자들께 체험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 이 같은 사업을 하게 됐다”며 “처음이라 이벤트성으로 올렸는데 추후에 지속적으로 제작하게 되면 보강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느 언론의 신기술 접목 사업과 마찬가지로 NFT 사업에도 회의적인 시선이 있지만 언론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고 아카이브와 기획을 접목해 뉴스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매경 이코노미 NFT 홍보 이미지. 매경이코노미는 출산, 결혼, 승진, 대학 입학 등 소중한 추억, 경사를 매경이코노미 지면에 반영하고 이를 다시 NFT로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 매경 이코노미 NFT 홍보 이미지. 매경이코노미는 출산, 결혼, 승진, 대학 입학 등 소중한 추억, 경사를 매경이코노미 지면에 반영하고 이를 다시 NFT로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MBC NFT 사업의 기술제휴를 맡은 블로코XYZ의 김경훈 대표는 “NFT가 안고 있는 문제는 대부분 저작물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저작권에 대한 고려 없이 마켓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만 하면 된다는 풍토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키 플레이어는 콘텐츠를 발견하고 프레임을 만드는 주체인 방송사와 같은 큐레이터들”이라고 했다. 

박수호 기자는 “아카이빙된 콘텐츠가 있는 언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기획력을 발휘해 좀 더 독보적으로 만들 여지도 있다”며 “경제 매체의 경우 경영인들이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시절 인터뷰를 한 기사들이 의미 있을 수 있다. 이를 단순히 판매하는 게 아니라 창간호에 나온 배우들이 사인을 한 씨네21 사례처럼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콘텐츠로 만들어 가공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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