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저녁을 뜨겁게 달군 것은 역시 2020 일본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4강 브라질과의 경기였다. ‘우승후보’인 브라질과의 싸움이었던 만큼 어려운 경기였고, 우리나라 팀은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그러나 여자 배구가 4강전에 올라간 것도 매우 이례적이었기 때문에, ‘메달’을 바라며 질책을 했던 이전 보도들과는 달리 “잘 싸웠다”는 보도들이 여럿 배치됐다. 여자 배구 외에도 메달과는 관계없이 좋은 기록을 낸 선수들을 응원하는 보도들이 많아진 모습이다.

다음은 7일 전국 단위 주요 종합지의 올림픽 보도 가운데 메달과는 관계없이 응원을 보낸 보도들의 제목이다.
경향신문 1면 “‘해보자’는 도전은 멋졌다” (여자 배구)
세계일보 2면 “‘졌지만 잘 싸웠다’ 메달보다 값진 도전” (근대 5종, 스포츠 클라이밍)
조선일보 2면 “어떤 노메달은, 금메달만큼 반짝거린다” (레슬링, 역도 등)
중앙SUNDAY 1면 “‘더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그대들은 이미 승자” (여자배구)
중앙SUNDAY 사설 “‘금메달 같은 4등’ 한층 성숙해진 올림픽 문화”

▲7일 경향신문 1면.
▲7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 1면 기사는 “완패를 당했음에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끝까지 ‘파이팅’을 외쳤다”, “역경을 딛고 4강에 오른 그들의 투지는 이제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한다”고 여자배구팀을 독려했다. 이어 “선수들은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크게 환호하는 등 끝까지 브라질을 물고 늘어졌다”며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그들의 도전은 8일 오전 9시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통해 판가름 난다”고 썼다.

중앙일보에서 펴내는 주말판 ‘중앙SUNDAY’는 1면에 “‘더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그대들은 이미 승자”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여자 배구가 동메달 결정전에 올라가는 것에 응원을 보내고 남자탁구대표팀,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등을 언급하면서 “국민들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 금메달에만 열광하던 과거와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은 도전 자체에 의의를 두고 올림픽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며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를 언급했다.

▲7일 중앙SUNDAY 1면.
▲7일 중앙SUNDAY 1면.

이처럼 여자 배구 경기뿐 아니라, 메달보다 값진 도전을 강조하는 기사들도 공통적으로 나왔다.

세계일보는 2면에 여자 근대 5종 김세희, 김선우 선수의 이야기를 주목했다. 김세희는 1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김선우는 17위에 올랐다. 세계일보 기사는 “그래도 괜찮았다. 최선을 다해서 뛰었고 그래서 만족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마지막 순간까지 세계최고 선수들과 경쟁하며 자신감도 얻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스포츠 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결선 서채현 선수에 대해서도 8위로 경기를 마감했지만 “의미없는 도전은 아니었다. 하루 전 열린 예선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첫 출전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잠재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라며 응원했다.

▲7일 세계일보 2면.
▲7일 세계일보 2면 기사 일부.

조선일보 2면 “어떤 노메달은, 금메달만큼 반짝거린다” 기사는 지난 3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kg 16강전에서 6대7로 패한 류한수 선수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2분여 동안 엉엉 울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그에겐 도쿄로 온 과정 자체가 큰 도전”이라며 “류한수 선수는 귀국 직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썼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번 대회엔 최종 성적과 상관없이 후회없을 만큼 준비하고 모든 걸 쏟아내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며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 역도 진윤성, 복싱 오연지 선수들의 사연을 풀어냈다.

▲7일 조선일보 2면 기사 일부.
▲7일 조선일보 2면 기사 일부.
▲7일 중앙SUNDAY 사설.
▲7일 중앙SUNDAY 사설.

중앙SUNDAY는 “금메달 같은 4등 한층 성숙해진 올림픽 문화”라는 사설을 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4등의 약진”이 뛰어났다며 “노메달에 그쳤지만 자신의 한계에 끝없이 도전하는 선수들이 빛났다”고 썼다. 체조남자 마루운동 류성현, 여자 역도 87kg급 이선미, 남자 자유형 200m 5위를 기록한 황선우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만족”이라면서 영화 ‘4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메달 색깔보다 경기 자체를 만끽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주목하고, 승패보다 드라마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우리가 이번 올림픽에서 거든 값진 수확”이라고 성숙한 문화를 칭찬했다.

대선 앞두고 각 당 내 갈등에 “시민이 우습나”, “자해행위” 강한 비판

대선을 앞두고 각 당 내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와의 점점 거세지는 네거티브 공방과 함께 국민의힘 안에서도 이준석 대표와 대선 후보들간의 갈등이 지적됐다.

▲7일 경향신문 사설.
▲7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 사설 “여당 주자들의 검증 빙자한 네거티브 공방, 시민이 우습나”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벌이는 네거티브 공방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행적에서 지역주의 자극 논란 등으로 충돌하더니 급기야 전과기록에 조직폭력배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들이대며 무슨 관계냐고 따지고 있다”며 “이럴 거면 당 선관위 주관으로 상대방을 비방하지 말고 정책 대결을 벌이자는 ‘원팀 협약’은 왜 맺었나. 후보들은 즉각 볼썽사나운 공방을 멈추고 정책을 놓고 대결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러한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누워서 침뱉기”, “도덕성 검증이 아니라 자해행위 수준”, “경선수준이 이렇게 낮은 경우는 없었다”, “이명박과 박근혜 후보 간 한나라당 내 후보경선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7일 한겨레 사설.
▲7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 역시 “이젠 ‘조폭 사진’ 공방까지, 이재명-이낙연 함께 망하자는 건가”라는 사설을 썼다. ‘음주운전’과 ‘사면론 번복’ 이력을 두고 수위를 높여가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공방이 캠프 간 ‘조폭 사진’ 폭로전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이 사설에서 이러한 현상을 “데스매치”라고 부르며 “경쟁 주자에게 흠집을 낼 수 있다면, 제기하는 의혹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5·18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도 괘념치 않겠다는 태도라고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양쪽 캠프 모두 뼈저린 자성과 책임 있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7일 한국일보 사설.
▲7일 한국일보 사설.

이러한 당 내 갈등은 민주당만의 것은 아니다. 한국일보의 경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선 후보와의 갈등을 지적했다. 한국일보 사설 “볼썽사나운 국민의힘 대표와 후보 간 주도권 다툼”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선 주자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중진 의원들이 이 대표 비판에 가세하고 다른 주자들은 불만을 터뜨리는 등 내분이 확산되고 있다”며 “경선이 본래 시끄러운 법이지만 당대표와 후보들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후보의 군기를 잡으려 하거나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면 자기 정치 욕심 때문에 경선을 망치는 것”이라며 “지켜보는 국민들이 더 큰 실망에 빠지지 않도록 국민의힘은 갈등을 조속히 정리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연일 비판받으며 지지율 떨어지는 윤석열 휴가 다녀오면 달라질까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지도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5개월 만에 10%대로 떨어졌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의 잇단 설화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 3면 기사 “코로나 음성 한숨 돌린 윤석열, 지지율 첫 10%대 다시 한숨”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지지율이 보수층에서 2%에서 7%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에서 13%로 올랐다며 “윤 전 총장에서 이탈한 표가 최 전 감사원장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썼다.

세계일보도 “위기의 윤, 잇단 설화 지도부 패싱 논란에 지지율 10% 뚝”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최근 ‘주 120시간 근무’, ‘부정식품’, ‘후쿠시마 원전’ 등 잇단 실언과 지도부 패싱을 둘러싼 당내 공방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당장 ‘레드팀’을 꾸려 윤 전 총장의 실언 논란을 방지하겠다는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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