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최 후보는 공식 출마 선언 이후 취재진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연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 후보 출마 선언식을 취재한 기자들은 한목소리로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럼에도 몇몇 언론들은 현장 분위기와 달리 ‘최재형 찬가’를 불렀다.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은 애국가 부르는 최 후보 모습에 극찬을 쏟아냈다.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출마 선언식 질의응답 과정서 질타

최 후보 출마 선언식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화상으로 연결된 취재진은 부동산 문제부터 산업구조 재편 문제, 기업규제 철폐 문제, 저출생 문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문제 등에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최 후보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는 출마 선언식을 취재한 기사들에도 반영됐다. 최 후보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섣부르게 출마 선언에 나섰다는 것이다.

MBC는 “‘죄송하다’, ‘생각 안 해봤다’…최재형, 출마 회견서 ‘준비 부족’ 사과”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MBC는 “최 후보가 출마 선언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현안 질문들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데 대해 ‘준비가 부족했다’며 사과했다”며 “‘준비가 안 된 채 출마 선언을 한 거냐’는 질문까지 나오자 최 후보는 ‘국정 전반의 정책에 대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점에 대해선 제가 인정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머니S는 “최재형, 준비 안 된 출마 선언? 정책 묻는 질문에 ‘잘 모른다’ 반복”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머니S는 “최 후보가 기자들 질의에 ‘준비된 답변이 없다’는 식의 대답을 이어가자 ‘준비가 안 됐는데 출마 선언을 한 것이냐’는 비판을 들었다”고 했다.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 출마 관련 비판적 시각 보도 제목들.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 출마 관련 비판적 시각 보도 제목들.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아주경제는 “[대선 eye] 출마선언서 미숙함 노출 최재형…판 흔들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아주경제는 “문재인 정부의 민주주의 훼손을 거론한 뒤 ‘제 선택은 대한민국이었다’며 감사원장 사퇴 이유를 설명했지만 출마 선언식에서도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노출해 윤석열 후보 독주 체제를 흔들 수 있을지 의문이란 평가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쿠키뉴스는 “‘출마 선언’ 아닌 ‘공부 선언?’…최재형, 정책 질문에 ‘공부하겠다’ 반복”이라고 보도했다. 쿠키뉴스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 후보가 아직 준비 안 된 모습을 노출했다”며 “그는 다양한 정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고 비판했다.

조세일보는 “출마 선언한 최재형 ‘준비 부족’ 실토”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더팩트는 “최재형, 대선 출마 공식화…일부 정책 구상 ‘미흡’”이라고 보도하며 최 후보를 비판했다.

‘솔직하다’ 치켜세운 연합뉴스

최 후보를 치켜세우는 전혀 상반된 보도도 있었다. 질의응답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모습은 ‘솔직함’으로 포장됐다. 애국가 부르는 모습을 칭찬하기도 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애국가 열창으로 결기 다진 崔…‘대한민국’ 외치며 주먹 불끈”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연합뉴스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는 솔직한 답변이 눈길을 끌었다”며 “최 후보는 기업규제 철폐, 최저임금 등 자신의 ‘전공’이 아닌 분야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부족하다’고 몸을 낮췄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 역시 “‘이게 진짜 애국가지’…최재형 애국가 ‘독창’에 감동한 시민들”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애국가를 부르는 최 후보를 치켜세웠다. 여기서 한국경제가 언급한 시민들은 당시 영상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던 네티즌들이다. 조선일보는 “최재형, 출마 선언식서 애국가 직접 불러”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조선일보 역시 한국경제와 마찬가지로 네티즌 입장을 전하며 애국가 부르는 최 후보를 극찬했다.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출마 선언을 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타가 쏟아졌으나 연합뉴스와 한국경제, 조선일보는 최 후보의 애국가 부르는 모습을 치켜세우는 보도를 했다.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출마 선언을 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타가 쏟아졌으나 연합뉴스와 한국경제, 조선일보는 최 후보의 애국가 부르는 모습을 치켜세우는 보도를 했다.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머니투데이 계열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는 “최재형 ‘구국의 정신’ ‘최재형 대통령론’ 설파 주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며 “대선 출마 명분과 최재형 대통령 당위성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최재형 대선 출사표, 윤석열보다 구체화 됐다”라고 제목을 뽑으며 “최 후보의 출사표는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등을 집중 비판한 윤 후보에 비해 보다 구체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이데일리는 “요동치는 野 대선판…최재형, ‘부동의 1위’ 윤석열 넘을까(종합)”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그간 야권의 후발주자로 분류됐던 최 후보가 ‘부동의 1위’인 윤 후보에 대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출마 선언식을 취재한 기자들은 이 같은 보도들을 두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최 후보에게는 낙제점을 줬다.

A경제지 소속 기자는 “연합뉴스 기사는 타사들도 전재료를 내고 참고하는 기사 아닌가. ‘최재형 기관지’ 수준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B온라인매체 소속 기자는 “준비도 안 된 대통령 후보를 애써 감싸는 보도들이 제법 나와 당황했다”고 전했다.

C종합일간지 소속 기자는 “최 후보가 나름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 중 한 명 아닌가. 답변 준비는 기대치에 비해 형편없었다”고 지적했다. D경제지 소속 닷컴사 기자는 “함량 미달 수준 후보에게 너무 호의적인 기사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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