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선 주자들이 주목하는 언론이 있다. 바로 중앙일보다.

국민의힘에서 지지율 1, 2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최재형 후보는 연이어 중앙일보 출신 인사를 주요 보직에 영입했다.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미라클스튜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미라클스튜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윤석열 캠프 고문으로

윤 후보 측 ‘국민캠프’는 4일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 전 편집인은 중앙일보에서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편집인·대기자로 활동했다. 제18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평소 박 전 편집인이 써왔던 칼럼 중 특히 역사 관련 글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편집인은 지난 2019년 12월 ‘결정적 순간들-리더십은 역사를 연출한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김병민 국민캠프 수석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 전 편집인은 역사 속에 있었던 말과 글로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좋은 글들을 써왔고 문재인 정부가 가고 있는 잘못된 길을 따갑게 꼬집어 왔다”며 “윤 후보도 과거부터 박 전 편집인 칼럼을 즐겨 읽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편집인은 과거 ‘핵무장’을 독려하는 듯한 칼럼을 쓰는 등 이념적으로는 강경 보수 성향을 보여왔다. 최근 윤 후보가 김성식·김관영·채이배 전 의원 영입에 실패한 뒤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인사들을 영입, 우클릭 행보에 나섰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김 수석대변인은 “박 전 편집인 역시 사안별로 보면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인사”라며 “이와 별개로 같이 영입된 고영신 전 KBS 이사는 오히려 경향신문에 몸을 담으셨던 분이다. 외연 확장을 위한 영입은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에 대해 문재인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권성동 의원 1인시위 현장에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4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에 대해 문재인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권성동 의원 1인시위 현장에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최재형 캠프에는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합류

윤 후보보다 앞서 중앙일보 출신 인사를 주요 보직에 앉힌 이가 있다. 바로 최 후보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 대권 행보에 돌입한 최 후보는 지난달 30일 주요 인사 영입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해당 인선에는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도 포함됐다. 김 전 국장은 최 후보 캠프에서 언론·미디어정책 총괄본부장 역할을 맡는다. 지난 2일에는 공식적으로 언론과 만나기도 했다.

1987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김 전 국장은 지난해 퇴직할 때까지 33년간 ‘중앙일보맨’으로 활동했다. JTBC에서는 ‘뉴스현장’ 앵커를 맡았다. 최근까지 ‘펜앤드마이크’에서 유튜브 뉴스를 진행했다.

최 후보는 김 전 국장이 출간했던 책에 깊은 공감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국장은 지난 3월에는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기대할 것 없는 정권, 기댈 곳 없는 국민’을 출간했다. 그는 당시 저서를 통해 “나는 ‘586 운동권’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세력을 ‘귀족진보’라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 전 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새로운 정권 창출을 위해 야권이 열심히 움직이는데 그 안에서 어떠한 움직임이 있는지 개인적 호기심도 있었다”며 “최 후보가 이야기하는 ‘정치적 국론분열 상황’을 통합하고 정치보복이 사라지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에 공감해 합류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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