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쏜다’가 농구 경기 승부를 조작해 실형을 선고받은 강동희 전 감독을 방송에 출연시키려다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강 전 감독의 출연 부분을 통편집했다. JTBC 시청자위원회에서는 JTBC의 출연자 섭외가 “섣불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JTBC 시청자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오후 제6차 시청자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16일 JTBC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6월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양승동 시청자위원(법무법인 지암 변호사)은 “강동희 전 감독의 예고편 출연은 조금 섣부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JTBC가 방영이 안 되도록 조치를 취한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이제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대충대충 나오는 이런 사회는 아닌 것 같다. 출연자들의 사회적 평가 같은 것도 조심해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18일 JTBC ‘뭉쳐야 쏜다’ 프로그램 화면 갈무리.
▲지난 18일 JTBC ‘뭉쳐야 쏜다’ 프로그램 화면 갈무리.

2013년 8월 의정부지방법원 형사 9단독(판사 나청)은 프로 농구 승부 조작 혐의를 받는 강 전 감독에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하며 “피고인은 경기에 져달라는 청탁과 함께 대가를 받고 후보 선수를 출전시켜 승부를 조작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강 전 감독을 제명했다.

지난 2월 JTBC는 ‘뭉쳐야 쏜다’라는 농구 대결 예능프로그램 방영을 시작했는데, 강 전 감독은 지난달 27일 본방송이 끝나고 예고편(지난 4일)에 등장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JTBC는 지난달 28일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보시기 불편한 부분은 편집할 예정이다.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에 조승욱 JTBC 예능본부장은 “‘뭉쳐야 쏜다’ 강동희씨가 다음 주(지난 4일)부터 원래 출연할 예정이고, 저희가 녹화를 마쳤는데 기사를 통해 다들 접하셨겠지만, 제작진들은 강동희씨가 2013년에 그 사건(승부 조작)이 있었고, 그 당시에 형을 다 마쳤다”고 운을 뗐다.

조승욱 예능본부장은 이어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는 생각 그리고 농구대잔치를 그 당시 분위기를 최대한 내보기 위해 다소 좀 무리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분을 굉장히 반성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아마 강동희씨 부분은 상당 부분 다 편집돼 거의 나가지 않게 될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출연자 선정이라든지 섭외에 있어 조금 더 신중하게 잘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4부작으로 기획된 JTBC ‘뭉쳐야 쏜다’ 프로그램은 지난 18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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